한국웹툰산업협회, 인앱결제 강제방지법 실효성확보 세미나
"구글·애플, 앱시장 실질 '갑'…30% 수수료 근거도 없어"
국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개발 기업들에게 구글과 애플이 실질적인 갑(甲)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들의 독점적 지위를 무너뜨리는 효과적인 사전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4일 나왔다.

이날 한국웹툰산업협회가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진행한 '인앱결제 강제방지법의 이행 실효성 확보를 위한 세미나'에서다.

애플이 앱 개발사에 부과하고 있으며 구글도 부과하려고 하는 '거래금액 30% 수수료'에 기준과 근거가 없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 "'구글 인앱결제 강제금지법'에 사전규제 더해야"
이승민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세미나에서 최근 자신이 국내 앱 시장 관련 연구를 하면서 게임사 등 앱 개발사를 인터뷰한 내용을 공유하면서 "최근 국회가 통과시킨 '구글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이 의의가 있긴 하지만 한계도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연구를 진행하면서 누구의 연구비도 받지 않았는데, 기업들이 '구글과 애플이 무섭다'며 학자와 익명 인터뷰조차도 거부하거나 철저히 비밀로 해달라고 당부했다"면서 "그들이 정말 '갑'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모바일 앱 시장에서 구글과 애플의 독점적 지위를 해소할 수 있는 사전규제 방법으로 "모바일 운영체제(OS) 운영자가 구글 애플 외 다른 앱 마켓을 적극적으로 허용할 의무를 부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이어 "인앱 구매 시 아웃링크를 제공하는 외부결제나 웹 결제를 널리 허용하고 관련 판촉활동을 허용해야 하며, 구글과 애플이 이를 절대 방해하지 않게 법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앱 마켓들이 마켓 기본 설정, 앱 노출 순위, 정렬 순서를 결정하는 주요 요소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약관규제법에 따르면 사업자는 고객이 약관 내용을 쉽게 알 수 있도록 써야 하는데 현재 구글 약관은 국문으로 써놨는데도 이해하기가 어렵다"며 "정보가 정확하게 공개되고, 어느 결제 모델이 싼지 알 수 있어야 앱 마켓 간 경쟁의 근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애플, 앱시장 실질 '갑'…30% 수수료 근거도 없어"
◇ "'30% 수수료'에 근거 없어…콘텐츠 가격 바로 오를 것"
이 교수는 PC게임이 모바일 위주로 전환하기 시작하고 앱 시장이 막 형성되던 시기에 애플이 앱 시장을 선점하고 2008년부터 30% 수수료를 적용한 배경을 게임사 관계자들의 증언을 통해 전했다.

그는 "게임사들에 따르면 2008년 애플이 먼저 적용한 30% 수수료도 낮은 것은 아니었지만, 피처폰 시절 통신사가 가져가던 70% 내외 수수료에 비해서는 낮았고 모바일시장을 통한 글로벌 진출이 가능하다는 점 등이 고려돼 수용됐다"며 당시 수수료 부과에 뚜렷한 기준이나 근거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구글 등이 국내 앱의 해외 시장 진출에 편의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높은 수수료율의 근거로 드는 것을 두고 "국내 시장에서 수수료는 국내 효용을 기준으로 판단해야지 해외에서 효용이 국내 시장에서 수수료 결정 요인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구글과 애플 앱 마켓이 해외 시장 진출에 도움이 됐다 하더라도 그 대가로 해외에서 이미 수수료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현재 이미 인앱결제를 강제하는 애플 앱스토어와 그렇지 않은 구글 플레이에서 주요 콘텐츠 플랫폼의 구독료 가격이 7∼34% 차이가 난다"며 "구글 플레이에 수수료율이 적용되면 이 가격 차이만큼 그대로 오를 것이고, 이용자에게 바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벤처창업학회장인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도 발제자로 나서 인앱 결제 강제가 특히 웹툰·웹소설 등 콘텐츠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 교수는 "구글은 매출 100만달러 이하 기업은 15% 수수료만 부과하겠다고 하지만 국내에서 대부분의 콘텐츠가 네이버웹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콘텐츠 플랫폼에서 유통되기에, 여전히 높은 수수료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게임 환경에서도 (수수료 영향을 상쇄하는) 큰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기업들만이 살아남게 되고, 새로운 도전을 하는 콘텐츠 제작자들은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