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지방선거 관련 입장 밝혀…상대에 견제구도
대선 역할론 내세우며 민주당·이재명에 눈도장 찍기
'같은 시간대 언론 미팅'…광주시장 경쟁 이용섭·강기정 신경전
내년 지방선거에서 광주시장을 두고 재대결을 예고한 이용섭 광주시장과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새해 벽두부터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지방선거에 큰 영향력을 미치게 될 대선에서의 역할론을 내세우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이용섭 시장은 4일 오전 광주시청에서 기자들과 차담회를 하고 "지금은 대선에 역량을 집중할 때"라며 "지방선거와 관련한 입장은 대선일인 3월 9일 이후에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대선 전까지는 시장직을 유지하면서 군 공항 이전, 달빛내륙철도 조기 착공, 인공지능 사업 등 지역 숙원을 대선 공약에 반영하는데 전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방선거에 각자 매진하다 보면 자칫 지역 내 분열과 갈등을 일으킬 수도 있으니 지금은 정치 1번지 광주가 단일대오를 형성해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이 차담회를 하고 나서 곧바로 강 전 수석이 시청과 같은 건물에 있는 광주시의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선에서의 역할과 활동 계획을 설명했다.

강 전 수석은 최근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직할 기구인 호남특보단장에 임명된 점을 들며 영호남 상생 등 대선 공약을 발굴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2017년 문재인 대선 캠프 상황실장으로 일하며 현재 지역 대표 현안인 달빛내륙철도, 심혈관센터, 한전공대 등을 공약으로 발굴한 점을 내세웠다.

강 전 수석은 이 시장 재임 기간에 지지부진한 광주 군 공항 이전 문제를 들며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시·도가 합의안을 내야 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날 둘이 기자들을 만난 시간대가 비슷해 서로를 견제하려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강 전 수석은 지난주부터 이날 간담회를 예고했으며, 이 시장은 예정에 없던 간담회를 잡았다.

양측은 여론조사, 지지 조직 등을 둘러싸고 물밑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특히 지역에선 사실상 당선으로 여겨지는 민주당 공천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이재명 후보의 선거를 도우며 '눈도장 찍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