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직속 13개·선대위 산하 42개…"얼마든지 많이 만들 수 있어"
외부 영입도 이달 중순께 본격 재개…"감투만 요구" 사전 경고음도
위원회만 55개…與 선대위 '외연 확장' 기치에 우후죽순 우려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선거대책위원회가 산하 위원회를 통한 외연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선거를 이끄는 선대위 중앙 조직 자체는 가볍고 날렵하게 구성하되 위원회를 충분히 갖춰 각종 현안 대응 및 지역 활동 역량을 강화하고 외부 인사가 참여할 공간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4일 현재 민주당 선대위에 설치된 위원회는 이 후보 직속 13개, 선대위 산하 42개 등 총 55개에 달한다.

전환적 공정성장, 신복지, 사회적대전환 등 굵직한 의제부터 통일국방안보, 부동산 등 현안과 e스포츠, 동물권 등 정책 단계의 위원회까지 촘촘하게 망라돼 있다.

민주당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앞으로 더욱더 많은 위원회를 띄울 방침이다.

이날에도 조정식 의원이 이끄는 '미래시민광장위원회'와 이광재 의원이 맡은 '미래경제위원회', 임종성 의원의 '4050특별위원회' 종교본부 등이 줄줄이 출범식을 열었다.

박영선 전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이 맡은 '디지털대전환위원회'와 김병욱 의원의 '자본시장 대전환 위원회' 등도 조만간 출범할 예정이다.

애초 민주당은 당 전체의 참여를 강조하는 차원에서 '매머드' 선대위를 띄웠다가 기민성, 책임성 등이 떨어진다는 안팎의 지적에 지난해 11월 '몽골기병'의 속도전을 표방한 6개 본부 체제로 축소 개편했다.

이를 두고 상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송영길 대표는 최근 한 방송에서 국민의힘 선대위 내홍을 가리키며 "우리는 미리 개썰매로 바꿨다"고 말하기도 했다.

슬림한 선대위 조직 구성으로 의사 결정은 신속하게 가져가는 한편 확장성 담보를 위한 전략으로 위원회를 충분히 두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선대위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선대위가 비대하다는 것은 결국 상부 조직을 일컫는 것"이라며 "외연 확장과 문호 개방을 위해 위원회는 얼마든지 많이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선대위 축소 개편 이후 마땅한 직책이 사라진 중진 의원 등에게 활동 공간을 열어주는 측면도 있다.

선대위의 다른 고위 관계자는 "위원회는 현장에 있는 사람을 담는 그릇"이라며 "개편 전 선대위에선 중진 의원들이 총괄본부장을 맡아 회의하느라 바빴는데, 이제는 이분들이 위원장 명함을 들고 지역을 돌며 현장에 충실한 '하방'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이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 속에 외부 인사가 참여하는 위원회는 더욱 탄력을 받는 분위기다.

지난달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됐다가 낙마한 조동연 씨 이후 잠시 주춤했던 외부 인사 영입도 이달 중순께 경제를 시작으로 과학·문화 등 분야에서 본격적으로 재개할 방침이다.

다만,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서 '우후죽순' 위원회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사전 경고음도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이 후보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정성호 의원은 전날 밤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선대위 자중지란을 거론하며 "민주당도 걱정이다.

선거운동은 하지 않고 감투만 요구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고, 일은 안 하며 자리만 차지한 채 오만방자한 행태를 보이는 자들도 있다는 보고도 올라온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선대위의 한 관계자는 "지금 아주 심각하다거나 얘기가 나오는 단계는 아니다"라며 "선대위에서 쓴소리 담당인 '레드팀'을 맡은 정 의원이 미리 경고를 한 번 준 것"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