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중국인들의 해외 여행길이 막히자 대륙 최남단 섬인 하이난(海南)의 면세점이 매출이 84% 급등했다
지난 2일 하이난 당국은 지난해 관내 10개 면세점의 매출이 602억위안(약 11조2천845억원)으로 전년 대비 84% 신장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하이난을 찾은 쇼핑객은 970만명으로, 전년 대비 73% 증가했다.

이들은 전년보다 71% 많은 5천350만개의 물건을 사들였다.

몰려드는 쇼핑객에 하이난에는 지난해 3개의 면세점이 추가로 개장해 총 10개로 늘었다.

전체 22만㎡ 규모 면세점에는 720여개의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하이난 면세점은 중국 당국이 해외 관광객 유인을 위해 전략적으로 육성해왔지만 거대한 규모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홍콩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까닭에 오랜 기간 찬밥 신세였다.

그러나 코로나19와 함께 2020년부터 사정이 달라졌다.

예년 같으면 한국이나 홍콩으로 몰려갔을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들이 해외여행 통제로 하이난으로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때맞춰 하이난 면세점은 내수 진작을 위해 2020년 7월 1일 1인당 면세 한도를 3만위안(약 562만원)에서 10만위안(1천874만원)으로 늘렸으며, 전자제품과 와인 등 면세품목도 확대했다.

면세 화장품 구매 한도도 12개에서 30개로 늘렸다.

중국은 여세를 몰아 2025년부터 하이난 전역을 면세 지역으로 지정할 방침이다.

반면, 홍콩은 코로나19로 해외 관광객의 발길이 끊어지면서 럭셔리 시장이 된서리를 맞았다.

홍콩 관광청에 따르면 2020년 홍콩을 찾은 유커는 276만명으로 전년 대비 94% 급감했다.

럭셔리 제품과 화장품업계의 큰손이던 유커의 발길이 끊어지면서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들이 임대료도 감당이 안 돼 잇따라 주요 번화가에서 매장을 빼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하이난 역외 투자의 78%가 홍콩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하이난 당국을 인용해 4일 보도했다.

홍콩 대표 보석업체 초우타이푹의 경우 하이난에 16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SC)의 딩솽(丁爽)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하이난 면세점의 성장과 홍콩의 국경 통제는 연관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SCMP에 "중국 본토 여행객들로서는 비자가 필요 없고 싼 물건을 사기 위해 격리를 해야 할 필요도 없으니 하이난이 편리한 선택지"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