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실명제 폐지해야, 표현자유 제약" 공개 반발
과거 익명글 삭제에도 "증거인멸 전문당?"…'후보교체' 주장도
민주, 당원 게시판 한 달만에 재가동…'실명제' 논란(종합)
더불어민주당이 경선 후유증으로 지난해 12월 1일부터 잠정 폐쇄했던 권리당원 게시판을 3일 다시 열었다.

그러나 게시판을 실명제로 바꾸고 과거 익명 게시글을 삭제한 것과 관련,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과도한 처사란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전날 홈페이지에 '권리당원 게시판 신규 오픈 안내'라는 안내문을 공지하고 "게시판은 실명제로 닉네임 뒤에 '실명'이 붙게 된다"고 밝혔다.

다만 "실명은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이름) 가운데 *표시를 해두었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2021년 권리당원 게시판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고 연말에 결국 당원 게시판 잠정중단이라는 좋지 않은 결과를 드려 죄송한 마음이 크다"며 "게시판을 다시 연 만큼 권리당원 여러분의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이전과 같이 분쟁 과열, 법적 분쟁, 운영 불가 수준의 게시판이 될 경우 권리당원 게시판 폐쇄를 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양해 부탁드린다"며 "정권 재창출과 건전한 게시판 문화를 만들기 위해 권리당원 여러분의 많은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썼다.

사실상 실명제로의 전환 이후에도 게시판이 과열돼 수위를 넘을 경우 '게시판 폐쇄'까지 할 수 있다는 경고를 한 셈이다.

앞서 지난해 민주당 당원 게시판은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이재명 대선 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를 각각 지지하는 당원 간 설전이 과열됐다는 지적을 받아온 바 있다.

이에 경선 기간 게시판을 일시 중단하거나 하루 한 번 글을 쓸 수 있도록 제한하는 등 조치가 나온 데 이어 지난해 12월 1일에는 아예 게시판을 잠정 폐쇄했었다.

민주, 당원 게시판 한 달만에 재가동…'실명제' 논란(종합)
그러나 민주당 5선 중진인 이상민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실명제는 표현의 자유를 크게 제약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를 견지해온 민주당의 그간 입장에 비춰 자기모순"이라며 실명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공개 주장했다.

그는 또 "툭하면 당원 게시판을 폐쇄하는 것은 매우 반민주적일 뿐 아니라 파괴적이고 비겁한 행태로서 더는 반복돼선 안 될 일"이라며 "그런 차원에서 (당 홈페이지) 공지 중 '게시판 폐쇄 검토 운운'은 아주 몹쓸 겁박이며 너무 부끄럽다"고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이날 열린 게시판에도 민주당이 게시판을 한 달가량 폐쇄한 데 대한 반발이 줄을 이었다.

한 당원은 "민주당이 공산당도 아니고 게시판을 닫냐"고 강하게 항의했다.

과거 익명의 게시 글을 모두 삭제한 데 대한 반발도 나왔다.

이와 관련, 다른 당원은 "민주당이 증거인멸 전문당이 됐다"며 "당원 게시물은 당원들의 것인데 누구 허락받고 마음대로 지웠나"라고 지적했다.

이날 게시판에는 이 후보를 향한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의 비판과 후보 교체를 요구하는 글도 꼬리를 물었다.

한 당원은 "어디서 깜(냥)도 안 되는 인간을 후보라고 내놓고 대한민국 여당이라고 입을 터냐"며 "반성하고 후보 교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