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국내 외국인 감소세…법무부, 유학생 입국·체류 지원 정책 추진
불법체류 아동·난민 수용 확대…"내국인·이민자 상생으로 국가 경쟁력 제고"


법무부가 올해 과학 기술과 문화 분야 외국인 인재들의 입국 및 비자 발급을 지원하기 위한 체류 지원 제도를 도입한다.

개방적·포용적 이민 정책이라는 기조 아래 외국인 인구 유입을 늘리기 위한 여러 정책도 추진할 방침이다.

2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 정책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체류 중인 외국인 수는 197만4천512명으로 전체 인구의 3.82%를 차지했다.

우리나라와 인구 수준이 비슷한 스페인이나 영국 등 서구권 국가들이 10%를 웃도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수치다.

2016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던 외국인 비율은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2020년부터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당국은 저출산 시대에 국가 성장 동력 유지를 위해서는 외국인 노동 인구 유입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이민인구 증가를 목표로 포용적·개방적 이민 정책을 수립해 추진할 계획이다.

기술·문화 외국 인재 잡아라…패트스트랙·한류 비자 도입
◇ 기술·문화 인재 체류 지원 강화…'비자 패스트트랙' 시행
2022년 시행 예정인 이민 정책의 핵심은 기술·문화 인재들에 대한 체류 지원을 강화하는 것이다.

내국인이 기피하는 노동 업무에 종사하는 이민자를 중심으로 짜인 기존 정책을 발전시켜, 고부가가치 산업에 진출할 수 있는 외국인 유학생들을 이민자로 수용하기 위한 정책적 기반을 마련한다는 취지다.

지난달 말 기준 국내 외국인 유학생 수는 17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들 중 과반수는 국내 대학에서 어학을 제외한 학위를 취득하기 위해 공부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당국은 국내에서 석·박사 과정을 마친 과학 인재들이 졸업 후 취직 전까지 국내에 안정적으로 체류할 수 있도록 '우수 인재 영주·귀화 패스트트랙' 제도를 내년 상반기에 도입할 방침이다.

제도가 시행되면 국내에서 학위를 취득한 외국인들은 유학 비자가 만료된 후에도 취직 전까지 국내 안정적으로 머물면서 일자리를 찾을 수 있다.

K-pop 등 문화 관련 분야의 인재들을 유치하기 위한 '한류 비자'도 신설된다.

국내 연예계 활동을 위해 한국에 머물거나, 한국 유명 연예 기획사들의 선진 시스템을 배우기 위해 유학 오는 '문화 유학생'들에 대한 비자 발급을 포괄적으로 허용해 국제무대에서 한류 콘텐츠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기술·문화 외국 인재 잡아라…패트스트랙·한류 비자 도입
◇ 불법체류자 아동 구제 강화…난민 수용도 점차 확대
불법체류자 아동들에 대한 구제 기준 완화도 추진된다.

어린 시절부터 한국에서 자라면서 '한국인'으로 의식화된 아동들의 교육권을 보장하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받아들이기 위한 차원이다.

당국은 유년기에 한국으로 들어와 국내 초등 교육을 받은 불법체류 아동은 국내 체류를 공식적으로 허용하는 제도를 설계 중이다.

보호자인 부모에 대해서도 아동이 교육을 마치는 시점까지 국내에 머물 수 있게 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기준이 되는 체류 기간이나 아동의 연령 등은 향후 공청회 의견수렴을 거쳐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국은 난민 수용 역시 국민적 여론과 경제적 여건 등을 고려해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다.

난민에 대한 인도적 수용과 지원을 계속해나가면서도, 이들이 이른 시일 내에 자립에 성공해 한국 사회에 편입될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지난여름 탈레반을 피해 국내로 들어온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들의 사회 정착과 취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향후 난민 정책의 모범사례로 삼겠다는 청사진도 그리고 있다.

당국은 향후에도 포용적인 이민정책 기조에 따른 제도 개선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상설 기구인 '미래성장과 이민 포용 위원회'를 구성하고 정책 조언을 받을 계획이다.

이재유 출입국·외국인 정책본부장은 "내국인과 이민자들이 상생·공존하는 정책을 통해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국민에게 힘이 되는 법무 행정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