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으로 전국 곳곳 일출 생중계로 즐기기도
"올해는 제발 코로나 종식"…시민들 한강서 해돋이 보며 기원
"2022년에는 제발 코로나19 끝나길!"
올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공식적인 해돋이 행사는 없었지만, 시민들은 삼삼오오 한강공원 등을 찾아 한결같은 새해 소망을 이야기했다.

1일 오전 7시 10분께 서울 도심의 해돋이 명소로 꼽히는 한강 선유교 부근 양화공원에는 일출을 보러 온 시민들 수십 명으로 북적였다.

영하 7도(영등포구 기준)의 강추위 속에서도 모두 장갑과 목도리로 중무장하고 붉게 물드는 하늘을 배경으로 휴대전화 셀카를 찍었다.

곳곳에서 "배고프다", "너무 춥다"는 목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일산에서 가족들과 함께 일출을 보러 온 50대 윤정상 씨는 "어제 제야의 종소리도 듣지 못해 신년 느낌을 내려 나왔다.

매년 빠트리지 않고 일출을 보러 오는 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년에는 건강하고 사업이 잘되게 해달라고 소원을 빌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을 찍으러 나왔다는 황모(57) 씨는 "원래 동해안으로 가려고 했는데 다 막아버려서 집에서 가까운 곳으로 왔다.

오늘 날씨가 좋아서 사진이 잘 나올 것 같다"고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이 모였지만 야외이고, 다들 거리도 두고 있으니 이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어머니와 함께 해돋이를 보러 온 김도은(9) 양은 "장갑에 모자도 썼는데 너무 춥다"며 몸을 떨었다.

김 양의 어머니는 "해돋이 보러 가지 말라고 휴대전화 알람도 계속 뜨고, 멀리 가기 번거롭기도 해서 여기로 왔다"고 했다.

신년 소망을 묻자 "아무래도 가족들 건강을 빌어야겠죠"라며 "코로나19 때문에 힘든 한 해였는데 내년에는 좀 좋아지면 좋겠다"고 답했다.

오전 7시 30분께 서서히 하늘이 밝아지자 사람들은 "와!" 하고 탄성을 지르기도 했다.

뒤늦게 공원으로 진입하는 차들이 몰려 공원 주차장 입구에는 기다란 줄이 생겼다.

"올해는 제발 코로나 종식"…시민들 한강서 해돋이 보며 기원
양화대교 남단에도 떠오르는 해를 찍기 위해 잠시 멈춘 차들이 다리 양 끝에 줄줄이 서 있었다.

다리 초입은 사진을 찍기 위해 멈춰둔 차와 진입하려는 차들이 엉켜 혼잡이 빚어지기도 했다.

다리 위에서 사진을 찍던 50대 김진숙 씨는 "해돋이 보지 말라고 막아놓은 곳이 하도 많아서 여기로 왔다.

너무 춥지만 해가 잘 보여서 나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내년에는 코로나19가 끝나 모두 건강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차에서 내려 다급하게 카메라를 꺼내던 이모(35) 씨는 "당직이어서 출근하는 길이었는데 너무 예뻐서 잠시 멈췄다"며 "출근하기 너무 싫었는데 그래도 이렇게 해돋이를 볼 수 있어서 재밌다.

사람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고 했다.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집이나 호텔에서 유튜브 등 온라인으로 일출을 맞은 시민도 많았다.

여의도에 거주하는 김세연(22) 씨는 "울산 간절곶, 정동진 등 위치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서 일출 스폿을 쇼핑하는 기분이었다"며 "파도 소리도 함께 나오는 영상이었는데 중간에 잠이 너무 쏟아져서 참느라 힘들었다"고 했다.

친구와 '호캉스'를 하는 노시진(27) 씨는 "호텔 창밖으로 해돋이가 너무 선명했다.

'예쁘다' 하면서 멍하니 지켜봤다"고 했다.

유튜브 일출 라이브에 사람들은 신년 소원을 담은 메시지를 공유했다.

건강과 취업 성공 등 내용은 다양했지만 모두 공통된 메시지는 '코로나19 종식'이었다.

한편, 새해 첫날에도 서울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 축하 집회와 방역패스 반대 집회 등 총 28건 3천393명 규모의 집회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