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양 김일성광장은 전날 밤부터 대형 무대와 조명, 음악으로 꾸며졌고 주민들은 광장 구석까지 빼곡하게 채우며 축제 분위기를 띄웠다.
조선중앙TV는 전날 오후 11시께부터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2022 신년경축공연' 상황을 실황중계로 보도했다.
방송은 "밝아올 새해에 대한 끝없는 희망을 안겨주며 송년의 한 초 한 초가 흐르고 있다"면서 "2022년을 맞이하게 되는 수도 평양은 끝없는 환희와 격정으로 잠들 줄 모른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광장에 모인 주민들은 형광 응원봉을 흔들었고, 놀이공원을 찾은 관광객처럼 토끼 귀 모양의 머리띠를 하거나 풍선을 들고 있는 관객도 있었다.
자정이 가까운 시각임에도 부모를 따라 광장을 찾은 어린이들도 군데군데 눈에 띄었다.
무대 중앙에서는 커다란 미러볼이 돌아가며 새까만 밤하늘에 빛을 뿌렸고, 꼬마전구로 장식한 나무들도 마치 크리스마스트리처럼 세워져 있었다.

평양 아침 기온이 영하 10도로 떨어졌던 추운 날씨를 증명하듯 관객들은 털모자와 장갑, 두툼한 외투로 단단히 무장한 모습이었다.
50여 분간 이어진 공연이 끝나고 무대가 암전되면서 잠시 조용하던 광장은 시계가 자정을 가리키자 광장을 채운 사람들이 내지른 함성으로 순식간에 소란해졌다.
이어 국기 게양식이 진행되자 주민들은 고개를 들어 천천히 올라가는 인공기를 바라봤고, 불꽃놀이에는 손을 흔들며 환호했다.
까만 밤하늘을 배경으로 색색의 축포가 터지자 주민들은 음악 소리에 맞춰 응원봉을 흔들었고, 아이에게 목말을 태워주기도 했다.
이 같은 대형 행사는 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등 어려움이 겹치는 상황에서 내부 결속을 강화하고 희망적인 분위기를 끌어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한 이후 2013년부터 매년 새해맞이 불꽃놀이 행사를 진행해왔다.
특히 올해는 지난달 27일부터 개막한 노동당 전원회의가 진행 중인 만큼 집권 11년 차에 접어든 김 위원장의 참석 가능성도 점쳐졌으나 올해도 김 위원장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