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네는 거친 붓질로 프랑스 서북부의 항구 르 아브르의 일출 무렵 풍경을 잡아냈다. 그림 속에서는 아침 해가 어둠을 밝히며 솟아오른다. 막 하늘이 주홍빛으로 물들기 시작한 이른 새벽이지만, 바다에는 벌써 부지런한 어부들이 조각배를 몰고 나와 있다. 새벽 안개 너머 흐릿하게 보이는 바닷가의 공장들도 굴뚝에서 증기를 내뿜으며 바삐 돌아간다.
일출 무렵 세상을 물들이는 마술적인 빛과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 모습의 대비는 끝이 보이지 않는 팬데믹 터널을 지나는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남긴다. ‘매일 아침 해가 떠오르듯이,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는 희망의 메시지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