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행복청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 확정 등 상황 변화…존치 불가피" 세종시 신도시(행정중심복합도시) 내 공원구역(장남들)과 금강 사이에 있는 96번 지방도 존치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지역 시민단체는 이 도로가 역할을 다한 만큼 당장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과 세종시는 10여년 전 세종시 건설 초기와 지금은 상황이 많이 바뀐 점을 들어 존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세종시 96번 지방도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세종시 신도시를 효과적으로 건설하기 위해 10여년 전 금강둑길 바로 옆에 임시로 개설한 총연장 3.7㎞·왕복 4차로 도로로, 세종시 건설계획에는 포함돼 있지 않다.
세종시 장남들 보전 시민모임은 30일 성명을 내고 "96번 지방도 주변 개발이 사실상 마무리된 만큼 이 도로 역할은 끝났다고 봐야 한다"며 "이 도로는 세종중앙공원과 국립세종수목원 등 공원구역과 금강 생태 축을 단절시켜 수달과 삵, 금개구리 등 각종 동물 서식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96번 지방도는 이미 2019년에 폐쇄 결정이 난 도로"라며 "이 도로를 당장 철거하고 장남들과 금강 생태 축을 조속히 복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성희 세종시 장남들 보전 시민모임 사무국장은 "세종시를 지속가능한 생태도시로 만들기 위해서는 이 도로를 폐쇄하고 친환경적인 공간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며 "당국은 이 도로를 계획대로 철거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세종시와 행복청은 이 도로 통행량이 워낙 많은데다 세종시의 미래를 위해서도 존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지금 이 도로를 폐쇄하면 가뜩이나 심각한 세종시 교통난을 심화시킬 것"이라며 "더구나 이 도로 인근에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과 대통령 세종집무실 설치가 추진되는 만큼 앞으로 이 도로 활용도가 지금보다 훨씬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생태 축 단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로 곳곳에 생태통로를 설치하는 등 도로를 친환경적으로 건설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행복청 관계자도 "세종시 건설 초기인 10여년 전과 지금은 상황이 너무 많이 바뀌었다"며 "어떻게 하는 게 바람직한 방안인지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