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학계에 따르면 1999년 제출된 김씨의 숙명여대 교육대학원 미술교육전공 석사학위 논문 '파울 클레(Paul Klee)의 회화의 특성에 관한 연구'에서는 이전에 출간된 책·논문 등과 동일한 부분이 상당수 발견된다.
해당 논문은 김씨가 개명하기 전 '김명신'이라는 이름을 사용했던 시기인 1999년 6월에 제출됐다.
JTBC는 이날 김씨 논문을 표절심의 프로그램 '카피 킬러'로 검증한 결과 표절률이 42%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카피 킬러'는 자체 구축한 데이터베이스(DB)와 검증 대상 논문을 비교·대조해 표절률을 산출한다.
JTBC는 김씨 논문이 컴퓨터와 인터넷이 보급되지 않은 시절에 나온 점을 고려해 '카피 킬러' DB에 들어있지 않은 선행 연구를 자체적으로 추가해 이 같은 결과값을 얻었다고 보도했다.
학계에선 표절률 20%를 넘어서면 심각한 연구 부정으로 간주한다.
연합뉴스도 표절심의 프로그램 '카피 킬러'로 김씨의 석사학위 논문을 검토한 결과 표절률은 22%에 달했다.
김씨 논문보다 앞서 나온 1997년 경희대 교육대학원 석사학위 논문에서 클레 회화의 특징을 설명하는 문장 "클레는 어린아이, 정신병자, 원시인들의 드로잉이 고차적 사고를 동반하지 않은 순수한 것이라는 데에 주목하고, 그것들의 유희적 자발성을 선의 가장 기본적인 모티브로 뽑아내기도 하였다"라는 부분은 김씨 논문에 거의 그대로 옮겨졌지만 인용은 없었다.
클레 회화의 선(線)을 음악과 관련지어 논하는 대목에서는 클레의 내성적 기질 등 세 가지 특성을 언급하는데, 이러한 구성도 다른 논문에서 인용 없이 발췌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울 클레 작품의 시대적 배경을 다루는 부분에선 1986년 열화당에서 초판이 발행된 로즈메리 램버트의 '20세기 미술사'와 유사한 부분이 상당수 발견됐다.
김씨 논문 표절 의혹과 관련해 숙명여대 지도교수 이모씨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그때는 요새처럼 표절을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다"며 "그 시절은 그런 프로그램이 전혀 없어서 일일이 비교할 수 없었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씨의 2008년 국민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박사학위 논문 '아바타를 이용한 운세 콘텐츠 개발 연구:'애니타'도 지난 7월 연구 부정 의혹에 휩싸였다.
국민대는 김씨의 박사학위 논문 심사 및 수여 과정의 적절성에 대해 자체 조사하고 그 결과를 교육부에 제출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선대위 최지현 수석부대변인은 논평에서 "JTBC가 제시한 42% 표절률은 1999년 석사 논문을 현재의 연구윤리 기준을 적용해, 해당 대학의 정식 조사가 아닌 약식 방법인 '카피킬러'로 다른 조건까지 넣어 산출한 것"이라며 "정확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최 수석부대변인은 "해당 논문은 서양화가 파울 클레(Paul Klee)에 대한 선행 연구를 요약 및 분석한 것으로, '숙명여대 연구윤리규정'이 처음 제정된 2007년 1월 2일보다 약 8년 전인 1999년도에 제출됐다"며 "논문 제출 당시는 각주 표기에 대한 정확한 기준이 정립되기 이전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숙명여대 학칙과 심사 절차에 따라 석사 논문이 인정된 것이므로, 22년 전 당시의 기준을 따지지 않은 채 제3자가 현재 기준으로 표절을 단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