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민관합동 일자리 창출사업인 ‘청년희망온(ON)’에 참여한 6개 기업 대표들이 27일 청와대에서 오찬 간담회를 한 뒤 기념촬영을 했다. 왼쪽부터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문 대통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구현모 KT 대표.
문재인 대통령과 27일 청와대에서 만난 ‘청년희망온(ON)’ 프로젝트 참여 기업의 총수와 최고경영자(CEO)들은 청년들을 위한 별도의 영상 메시지를 공개했다. 이들은 11분여간의 영상에서 취업난을 겪는 청년들의 현실에 책임감을 느끼며, 더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다짐을 했다.최태원 SK그룹 회장은 BTS의 곡 ‘쩔어’에 나오는 가사 ‘언론과 어른들은 의지가 없다며 우릴 싹 주식처럼 매도해’를 언급하며 “세계 많은 청년이 이 가사에 열광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선배 세대로서 상당한 책임을 느낀다”고 털어놨다. 그는 “기업인의 책임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고, ‘건강한 일자리 창출’ 임을 잊지 않겠다”고 약속했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인생의 후배들에게 더 좋은 세상을, 기업인의 한사람으로서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지 못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세상에 없는 기술과 우리만이 잘할 수 있는 분야에 더 많이 투자하고, 더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사회를 조성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했다.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미래는 꿈꾸며 도전하는 사람의 것이며, 청년은 항상 우리의 미래”라고 격려한 뒤 가능성을 현실로 바꾸기 위한 노력을 강조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첨단산업에 적극 투자해 미래에 각광받는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 것”이라며 “중소기업·스타트업과도 함께 협력하고 성장하며 새로운 일자리를 주위로 더욱 확산시키겠다”고 말했다.자신을 믿고 용기를 내라는 당부도 있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인생의 좌우명으로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을 소개했다. 언제 어디서나, 어떤 어려움에 처해도 스스로 삶의 주인이 돼 진실하게 살면 그 위치가 진리와 행복의 자리가 된다는 뜻이다. 그는 “남과 비교하기보다 스스로 인생의 주인이 돼 용기를 잃지 말고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말했다.구현모 KT 대표도 “자신을 믿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나보다 앞서 가는 것 같고 많은 것을 이룬 것 같겠지만 자신의 속도를 유지하면서 자신만의 길을 가야 한다”며 “자신이 가고 싶은 길이 무엇인지를 알고, 올바른 방법을 찾아 최선을 다하면 목표에 도달할 날이 꼭 온다”고 강조했다.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삼성전자가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인 부산 에코델타시티에 미래형 스마트홈 시스템을 구축한다고 27일 발표했다.한국수자원공사가 주관하는 에코델타시티는 부산 강서구 일대 11.8㎢ 부지에 3만 가구 규모로 조성되는 스마트시티다. 스마트시티는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해 교통 환경 에너지효율 등의 문제를 해결한 지역을 뜻한다. 스마트시티가 가능하려면 가구마다 가전 등을 통한 스마트홈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부산 에코델타시티에선 시범단지인 스마트빌리지를 먼저 건설했다. 스마트빌리지 입주민들이 향후 5년간 △헬스케어 △로봇 △생활환경 △데이터 △물 등 5개 분야의 혁신 기술을 스마트홈 형태로 체험하게 된다.삼성전자는 스마트홈 분야 혁신기술 사업자로 참여해 스마트빌리지 56가구에 다양한 가전제품과 솔루션을 공급했다. 패밀리허브 냉장고를 비롯해 △세탁기 △건조기 △에어드레서 △식기세척기 △청소기 등 비스포크 가전과 QLED TV, 에어모니터(공기질 측정기), 갤럭시 탭 등 총 15종의 제품이 스마트홈에 들어간다. 입주자는 삼성전자의 ‘스마트싱스’ 앱을 활용해 가전제품을 제어할 수 있다.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문대통령 "인력양성밖에 길 없어"…이재용 "美·中 탐내는 인재 키워야"최태원 "노바백스 백신, 안정적 국내공급 가능"…국산백신 언급도기업들 "호주와 공급망 MOU 큰 도움"…文 "엄중한 국제질서 속 기업간 도와야""현대자동차와 삼성이 차량용 반도체에서 더 긴밀히 협력했으면 좋겠습니다."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6대 기업 총수들과 90분간 오찬을 하면서 경제 활성화 대책과 백신개발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이 자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 그룹 회장, 구현모 KT 대표 등 정부의 민관합동 일자리 프로젝트인 '청년희망온(ON)' 참여기업 대표들이 참석했다.◇ 文, 현대차·삼성차 협력 당부…"국산백신 언제쯤?" 묻기도이번 간담회는 청년일자리 창출을 주된 주제로 하면서도, 그 외에 기업들의 주력 사업에 대해서도 다양한 논의가 오갔다.우선 문 대통령은 정의선 회장을 향해 "현대차의 전기차가 유럽에서 올해의 차로 다수 선정된 것을 축하한다"며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서 삼성과의 협력을 강화하라는 제안을 내놨다.정 회장은 "국민들이 전기차를 많이 구매해 주셨고 그 기반으로 외국에서, 특히 유럽과 미국에서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며 외국의 전기차와 경쟁하려면 기술과 서비스로 승부해야 한다"고 화답했다.다만 삼성과 현대차의 차량용 반도체 협력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청와대 측은 전했다.백신에 대한 얘기도 이어졌다.최태원 회장이 먼저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생산하는 노바백스는 독감 백신과 같은 합성항원 방식으로, 식약처의 허가가 나면 바로 출시해서 안정적으로 국내에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그러자 문 대통령은 "노바백스는 콜드체인(냉장유통 시스템) 없이도 유통될 수 있고, 보관 기간이 길어 장점이 많다"고 기대감을 표했다.문 대통령은 이어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하고 있는 국내 백신은 언제쯤 출시되나"라고 물었고, 최 회장은 "현재 3상 임상실험 중으로, 이를 마치면 전세계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며 "가보지 않은 길이라 시기를 특정할 수는 없지만 가능한 한 빠른 기간에 상용화되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기업들 "호주와 광물 MOU 큰 도움"…문대통령 "수소의 시대가 온다"문 대통령은 LG 구광모 회장을 향해서는 "올레드TV와 디스플레이 사업이 성황이라고 들었다"고 했고, 이에 구 회장은 "어려움도 있었지만, 코로나19 상황에서 TV 구매가 늘면서 실적이 좋아졌다"고 답했다.특히 구 회장은 "배터리의 원재료인 리튬, 코발트 등의 수입처를 다변화 하는 것이 중요한데, 호주와 핵심광물 협력 양해각서(MOU)를 통해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활로를 열어줘 감사하다"고 말했다.문 대통령은 최정우 포스코 그룹 회장에게는 "수소환원제철(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제철방식)이 언제쯤 상용화 되나"라고 물었고, 이에 최 회장은 "2028년부터 데모 플랜트를 거쳐 2040년 정도에는 본격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답했다.최 회장은 그러면서 "산업부에서 연구개발 비용과 예타면제 등으로 지원해 주고 있어 큰 도움이 된다"며 "지난 호주에서의 공급망 MOU를 통해 배터리 양극재에 필요한 리튬, 니켈, 흑연 등의 공급망이 안정화됐다"고 감사를 표했다.문 대통령은 "석탄의 시대가 가고 수소의 시대가 온다"면서 "제철 분야에서 호주와 협력이 강화되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기업들 6G 시대 준비…文 "엄중한 국제질서, 필요한 의견 정부에 내달라"구현모 KT 대표이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는 통신망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문 대통령이 먼저 6G의 연구와 개발에 대해 물었고, 구 대표는 5G, 6G로 이어지는 국내와 해외의 연구 현황과 상용화, 관련 통신장비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이에 이 부회장은 "통신도 백신만큼 중요한 인프라로 통신과 백신은 비슷한 면이 있어, 선제적으로 투자해 놓아야 아쉬울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며, 삼성 역시 6G에 대해 내부적으로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이 부회장은 또 "우리나라는 저출생으로 신생아가 40만 명 이하이고, 중국은 대졸자가 500만이 넘는 상황"이라며 "미국과 중국이 탐내는 좋은 인재를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인력 양성의 중요성이 결국 청년희망온의 취지와도 맞닿아 있다"고 강조했다.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자사나 계열사, 협력사에 필요한 인력을 넘어 다른 기업에 취업하는 인력까지 범용으로 양성해 더욱 고맙다"고 총수들을 격려했다.이어 "구인과 구직의 미스매치가 날로 심해지고 있다"며 "산학연이 더 협력하는 한편, 청년들의 기술창업에 기업들이 멘토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또 "인적자원의 힘으로 발전해 온 우리나라가 선도형 경제에 앞서나가기 위해서는 인력 양성의 길 밖에는 없다"며 "엄중해지는 국제질서 속에 기업 간에 서로 돕고, 필요한 의견을 정부에 전달해 주고, 기업과 정부가 긴밀하게 협력하기 바란다"고 주문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