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의 현재 요금 체제로는 전기를 팔수록 손해라는 증권가 분석이 나왔다. 역마진 구조가 계속되는 한 주가 반등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27일 한국전력은 0.23% 내린 2만1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 들어 주가가 20% 넘게 떨어졌다. 한국전력 주가는 최근 고유가 등으로 인한 발전비용 상승세에 짓눌려 있다. KB증권에 따르면 한국전력의 계통한계가격(SMP)은 4분기 107.6원/㎾h로 전년 동기 대비 112.1% 급등했다. SMP는 한국전력이 발전소로부터 전기를 사들이는 가격으로, 주로 유가에 따라 결정된다.

전기요금은 묶여 있지만 SMP는 치솟고 있다. 앞서 정부와 한국전력은 연료비 상승분을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연료비 연동제를 올해 도입했으나 물가 안정을 위해 상승분 반영을 미뤄왔다. 이날 발표한 계획에 따르면 내년 4월에야 전기요금을 소폭 인상할 예정이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10월 전력판매단가와 SMP 간 차이는 -9.6원/㎾h로 역마진 상태”라며 “작년 10월 46.9원/㎾h에서 마진이 대폭 축소됐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연말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에너지 가격을 고려할 때 발전연료단가 상승은 최소한 2022년 상반기까지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친환경 투자 여력조차 없는 상황이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전력요금 동결로 인해 친환경 에너지 전환의 핵심인 한국전력의 투자 여력이 약화되고 있어 우려스럽다”며 “한국전력과 발전 자회사는 2022년 신재생 발전 설비 투자를 1조2000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리는 등 총 15조9000억원 규모의 막대한 투자를 계획하고 있으나 내년 대규모 적자를 감안하면 이행 여부가 불확실하다”고 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