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전국 권역별 경기가 대체로 개선세를 보였다. (사진 = 한국은행)
4분기 전국 권역별 경기가 대체로 개선세를 보였다. (사진 = 한국은행)
올해 4분기 국내 지역경제가 대체로 개선세를 이어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세에도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서비스업 생산은 소폭 증가했지만 제조업 생산은 전분기 수준에 그쳤다. 집값 상승 폭은 축소되는 양상을 보였다.

한국은행은 27일 발표한 '2021년 12월 지역경제 보고서'에서 "4분기 중 지역경제는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공급 차질 등 영향으로 제조업 생산이 전분기 수준에 그쳤다"며 "백신접종에 따른 소비심리 회복 및 정부지출 확대 등에 힘입어 서비스업 생산이 소폭 증가하면서 대부분 권역에서 전분기보다 소폭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재원 한국은행 지역경제 팀장은 "보고서의 조사기간은 지난달 11일부터 이달 8일까지로, 방역조치 강화 영향은 반영되지 못했다"며 "오미크론도 모니터링 후반부에 대두되면서 반영에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생산은 수도권 등 대부분 권역이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수도권은 의약품이 코로나19 치료제, 진단키트 및 바이오의약품의 위탁생산 확대 등으로 증가했지만, 자동차가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감소하면서 종합저긍로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대경권은 휴대폰 및 부품이 폴더블 스마트폰과 아이폰 수요 호조로 증가했지만, 자동차부품이 완성차 업체의 생산차질로 감소했다.

반면 호남권은 석유화학이 전방산업 호조 및 비대면 활동에 따른 포장재 제품 수요 지속으로 증가했고, 석유정제 및 철강도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에 따른 수요 회복 등으로 늘었다. 충천권의 경우 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패널 양산 개시에도 불구하고 LCD 패널 가격 하락 및 사업구조 전환으로 감소했다. 반도체는 재고 수준 증가 등으로, 이차전지 등 전기장비도 반도체 부족에 따른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 위축으로 줄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확산되며 비대면(언택트·untact) 소비도 확산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게티이미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확산되며 비대면(언택트·untact) 소비도 확산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게티이미지
서비스업 생산은 대부분 권역에서 전분기 대비 증가했다. 강원권은 방역대책 완화 및 여행수요 회복 등 영향으로 숙박 음식점업과 도소매업 및 운수업이 증가했다. 부동산업도 외지인의 매수세 등으로 아파트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증가했다. 동남권은 물동량 증가 등으로 수상 항공 육상운송이 모두 늘었다. 반면 수도권은 도소매업은 소폭 늘었지만 숙박 음식점업, 운수업 및 교육서비스업이 보합 수준을 기록했다.

소비는 전체 권역이 전분기 대비 증가한 가운데 동남권 강원권 제주권에선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동남권은 차량용 연료, 화장품 등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강원권은 아파트 입주물량 감소 등으로 가전 판매가 감소했지만 승용차 판매가 늘면서 증가했고, 차량용 연료 등도 늘었다. 반면 수도권은 강하게 반등하던 수요가 방역대책이 다시 강화되면서 회복세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따.

설비투자는 대부분 권역에서 전분기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제주권에선 소폭 감소했다. 충청권은 반도체가 시설투자를 진행했고 철강도 탄소배출 저감설비 구축으로 소폭 늘었다. 자동차는 전분기 전기차 및 관련 부품 생산설비 도입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소폭 감소했다. 동남권은 조선이 노후설비 교체 등으로 소폭 늘었지만 석유화학·정제, 철강, 자동차 및 부품은 전분기와 유사했다. 호남권은 석유화학·정제, 철강이 친환경 소재·고부가가치 제품 생산능력 증대를 위해 전분기 수준의 투자를 지속했다. 수도권은 디스플레이가 중소형 OLED 생산능력 확보를 위한 신규 시설투자 본격화로 소폭 증가했지만, 반도체 자동차 철강 기계장비 의약품 등이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건설투자는 동남권 강원권 및 제주권이 전분기보다 소폭 늘었고, 수도권 호남권 및 대경권은 보합수준을 나타냈다. 동남권 및 제주권은 주거용 및 비주거용 건물의 착공면적이 모두 늘어나면서 소폭 증가했다. 강원권은 잔여 예산을 활용한 발주 등으로 토목건설이 증가하면서 소폭 늘었다. 반면 수도권은 건축착공면적은 늘었지만 토목건설이 건설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공사 지연 등으로 부진하면서 전분기 수준을 나타냈다. 호남권은 공공부문의 SOC 예산 집행이 감소했지만, 민간부문이 아파트 분양물량 증가 등으로 호조를 보이면서 보합 수준을 기록했다.

주택매매가격은 10~11월 상승폭이 축소됐다. 수도권 주택매매가격은 0.95% 상승했다. 3분기(1.25%)와 비교하면 상승 폭이 줄어든 수준이다. 서울은 정비사업 진척 지역을 중심으로, 경기 인천은 교통접근성 개선 기대감이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졌다. 충청권의 주택매매가격도 0.73%로 3분기(0.75%)보다 축소됐다. 세종은 주택가격 급등에 따른 부담과 주택안정화 정책 영향으로 전분기에 비해 하락 폭이 확대됐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