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석탄 생산기지였던 허강시, 재정난에 인력 채용 중단

'중국의 러스트벨트'로 불리는 중국 동북 지역이 성장률 저하, 인구 감소, 천연자원 고갈과 전력난 등으로 쇠락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급기야 이 지역에는 예산난으로 필요한 인력 채용을 중단한 도시마저 생겨나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7일 "중국 러스트벨트의 도시가 지방 정부 예산 감축의 희생자가 됐다"면서 헤이룽장(黑龍江) 허강(鶴崗)시가 돈이 없어 인력 채용을 중단한 사례를 소개했다.

중국의 러스트벨트는 헤이룽장, 지린(吉林), 랴오닝(遼寧) 등 동북 3성을 가리키는 말이다.

동북 3성은 중국에서 공업이 가장 먼저 발달한 지역으로 '개혁ㆍ개방'이 시작되기 전인 1970년대까지만 해도 중국 내에서 경제성장률이 가장 높았다.

그러나 철강, 조선, 기계, 광업 등 '중후장대형' 공업을 주축으로 한 동북 3성의 산업은 10여 년 전부터 공급 과잉과 수익성 악화로 점차 쇠락의 길을 걷게 됐으며, 이런 현상은 몇 년 전부터 심화하고 있다.

동북 3성의 상당수 지방 정부들은 성장률 저하와 인구 감소를 막기 위해 인위적으로 부동산 경기를 활성화하는 정책을 취하기도 했다.

하지만 인위적인 부동산 띄우기 정책으로는 성장률 둔화를 막기에 역부족이었으며, 지방정부의 재정난만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중국 중앙정부는 지방 정부의 파산을 예방하기 위해 지방정부에 대해 강도 높은 예산 감축 정책을 실시하도록 주문했다.

허강시의 인력 채용 중단은 '산업 쇠락→인구 감소→지방정부 세수 부족과 재정난→중앙정부의 예산 감축 압박'이라는 순환고리가 작동한 전형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허강시는 중국의 주요 석탄 생산기지 가운데 한 곳이었으나, 중국의 에너지 정책 변화에 따른 석탄 생산 감소 등의 여파로 급격한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