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은 한식 아니다?…"짜파구리는 한식"
우리나라 국민 10명 가운데 4∼6명은 치킨을 한식이 아니라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식진흥원은 지난 10월 18∼21일 전국의 만 19∼69세 성인 1천500명을 대상으로 한식 소비에 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파악됐다고 27일 밝혔다.

조사팀은 국내 소비자들이 즐겨 먹는 음식 30가지를 제시하고 응답자에게 각 메뉴가 한식이라고 생각하는지 표기하게 했다.

그 결과 양념치킨이 한식이라고 생각한다는 응답 비율은 54.9%였다. 후라이드치킨이 한식이라는 답변은 더 낮은 36.1%에 그쳤다.

응답자의 63.9%는 후라이드치킨이, 45.1%는 양념치킨이 한식이 아니라고 본 셈이다.

이런 인식은 외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한식 메뉴가 '한국식 치킨'이라는 한식진흥원의 최근 조사 결과와 다소 대조된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식진흥원은 올해 8∼9월 외국의 주요 도시 17곳의 주민 8천500명을 상대로 가장 선호하는 한식 메뉴를 조사한 결과 치킨이 16.1%로 1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외국인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한식이 한국식 치킨이지만, 정작 한국인 중 상당수는 양념·후라이드치킨을 한식이 아니라고 보는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한식이라고 생각한다'는 응답률이 가장 높은 메뉴는 김치로, 99.7%에 달했다.

이어 된장찌개(99.3%), 부침개(95.3%), 잡채(94.3%), 김밥(90.8), 삼겹살구이(77.9%), 호떡(68.9%), 호두과자(67.0%), 부대찌개·어묵국(63.7%) 등의 순이었다.

한식이라고 생각한다는 응답률이 낮은 메뉴는 콘치즈(16.3%), 카레라이스(17.3%), 경양식 돈가스(18.2%), 불고기 피자·불고기 버거(21.9%), 갈릭 바게트 샌드위치(22.1%), 짜장면(35.0%) 등이었다.

영화 '기생충'에 등장해 전 세계인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가 한식이라는 응답률은 55.1%였다. 팥빙수, 만두, 라면 역시 50% 내외였다.

한식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무엇인지 묻는 항목에서는 '김치'라는 답변이 15.5%로 가장 높았으며 '밥·쌀밥'(14.1%), '국·찌개류'(12.4%), '건강하다'(13.1%)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사진=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