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퍼링 등 거시 변수로 초대형주 상대적 부진
'대형주 집중 투자' 개인 수익률은 저조
코스피 시총 상위 10개 종목 비중, 1년새 46.6%→42.3%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위권에 오른 초대형주의 시총 비중이 1년 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4일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시총 상위 10개 종목(우선주 제외)이 전체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2.33%였다.

이는 작년 말 46.63%에서 4.3%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올해 초대형주들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부진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에는 초대형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시총 상위 10개 종목의 비중은 2019년 말 40.52%에서 1년 동안 6.12%포인트 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증시가 급락한 뒤 반등하는 과정에서, 시장을 주도한 개인 투자자가 초대형주 위주로 주식을 대거 순매수한 결과였다.

초대형주 편중 현상은 연초 심화해 시총 상위 10개 종목의 비중은 지난 1월 11일 48.29%까지 올랐다.

그러나 이후 개인의 증시 참여가 줄어들고 외국인이 대거 순매도에 나서면서 초대형주 주가는 지지부진했다.

지난 7월 6일 코스피가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을 때도 시총 상위 10개 종목 비중은 작년 말보다 오히려 줄어드는 등 초대형주는 소외된 모습이었다.

올해 들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5조7천592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올해 증시를 4거래일 남겨둔 가운데 이대로 마무리된다면 2008년 33조6천억원 이후 연간 기준 최대 순매도액을 기록하게 된다.

외국인 순매도 상위 10위권에는 삼성전자(18조1천억원), 현대차(1조2천억원), 카카오(1조1천억원), 기아(7천억원) 등의 초대형주가 올라 있다.

초대형주를 비롯해 시가총액 1∼100위의 보통주로 구성된 코스피 대형주 지수는 3.20% 올라 코스피 소형주(15.18%)와 중형주(11.73%) 상승률에 못 미쳤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누적으로 보면 외국인의 매도가 많았고 특히 이들이 매매하는 종목이 대부분 대형주에 집중돼 있다 보니 대형주 성과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며 "올해 거시적인(매크로) 불확실성이 높아졌던 기간이었는데 대형주는 거시 경제 변수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유행 장기화와 이로 인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이슈 등이 올해 거시적인 불확실성을 짙게 했던 요인으로 꼽힌다.

그 결과 올해 초대형주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던 개인들의 수익률도 저조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개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초대형주는 삼성전자, 카카오, SK하이닉스, 현대차, 네이버 등이다.

이들에 대한 개인의 평균 순매수 단가(순매수금액을 순매수 주 수로 나눈 값)는 삼성전자 8만900원, 카카오 13만7천500원(액면분할 반영), SK하이닉스 12만원, 현대차 23만4천원, 네이버 36만7천원 등이다.

SK하이닉스와 네이버를 제외하고는 모두 최근 종가보다 높은 수준으로 손실권에 있는 상태다.

코스피 시총 상위 10개 종목 비중, 1년새 46.6%→42.3%
다만 최근 들어서 반도체·자동차 업종을 중심으로 초대형주가 반등하면서 기대가 커지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반등을 주도하는 모습이다.

지난 24일 기준 삼성전자 시총 비중은 21.55%로 지난 6월 4일(21.65%) 이후 가장 크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만 삼성전자를 2조6천억원 순매수하면서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초대형주 비중은 지난 10월 40.14%까지 내려갔다가 최근 커지는 양상이다.

서정훈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연초 대비 성과가 거의 없는 상태인데 이는 매크로 악재들을 선반영한 결과라고 볼 수도 있다"며 "최근 외국인의 매수세가 들어온 이유도 인플레이션 등의 악재가 정점을 통과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 기대에 준하는 기준금리 인상 등이 이뤄진다면 그간 가격 부담이 적었던 낙폭 과대의 대형주가 더 선호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표] 유가증권시장 보통주 기준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비중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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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짜 │ 종가* │상장 시가총액(조원) │초대형주 비중 │삼성전자 비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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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4│ 3012.43│ 2,230│ 42.33%│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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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3│ 2944.41│ 2,141│ 40.14%│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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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06│ 3305.21│ 2,314│ 43.44%│ 20.94%│
├─────┼────┼──────────┼───────┼───────┤
│2021-01-11│ 3148.45│ 2,172│ 48.29%│ 25.02%│
├─────┼────┼──────────┼───────┼───────┤
│2020-12-30│ 2873.47│ 1,981│ 46.63%│ 2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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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종가)
(자료=한국거래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