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7세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추가접종(부스터샷)을 놓고 독일 의사들 간에 판단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베를린의 한 소아과에서 12∼17세에 대한 추가접종은 아직 승인되지 않았다며 김나지움(중·고등학교) 학생에게는 추가접종은 불가능하다고 밝힌 것과는 달리 또 다른 소아과에서는 13세에게도 당연하게 추가접종을 했다고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이 24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런 상황은 코로나19 백신접종센터에서도 마찬가지다.
독일 16개주 중 일부 주는 백신접종센터에서 12∼17세에 대한 추가접종을 제안하고 있지만, 다른 주는 그렇지 않다.
유럽의약품청(EMA)은 성인에 대한 메신저 리보핵산(mRNA) 기술 기반 화이자·바이오엔테크와 모더나 백신의 추가접종은 승인했으나 아직 12∼17세의 추가접종을 승인하지는 않았다.
백신 생산업체들은 승인신청을 했지만, 아직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
카를 라우터바흐 독일 보건장관은 최근 보건당국 브리핑에서 승인이 언제 날지 모른다며, "당국자들과 협의 중으로, 곧 이에 다다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독일 예방접종위는 성인에 대해서는 2차 접종을 마치고 3개월 이후부터 추가접종을 권고했지만, 12∼17세에 대해서는 권고를 내놓지 않았다.
앞서 예방접종위는 12∼17세에 대해서는 지난 6월 8일 사전병력이 있는 때에만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권고했고, 지난 8월 16일에는 모두를 대상으로 접종 권고를 확대했다.
보건당국은 의사들이 EMA나 예방접종위원회의 별도 승인 없이 12∼17세에 대한 추가접종을 한다고 해서 의학적이나 법적으로 안전 등에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라우터바흐 장관은 "승인된 백신이기 때문에 책임은 연방정부가 진다"고 말했다.
다만, 어린이·청소년에 대한 추가접종이 필요한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은 남는다.
라우터바흐 장관은 "12∼17세의 면역성이 서서히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이는 매우 큰 문제"라면서 "현 상황에서 전반적인 추가접종 권고는 할 수 없고, 개별 의원이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요한네스 휘브너 뮌헨 대학병원 소아과 교수는 "백신 접종을 받지 않아도 어린이들의 중증전환 위험은 작은데 2차 접종 완료 후에는 더 작다"면서 "어린이들에 대한 백신접종은 수개월 전부터 시작됐기 때문에 언제 면역 효과가 저하되는지 거의 데이터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자료로만 봤을 때 어린이들의 면역 효과는 어른들보다 더 오래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우리가 충분히 믿을 수 있는 데이터를 확보하기 전까지 어린이 전체에 대해 추가접종을 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본다"면서 "다만, 치료 중인 고위험 환자들에 대해서는 이를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질병관리청 격인 독일의 로베르트코흐연구소(RKI)에 따르면 독일의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자는 73.8%인 6천140만명, 2차 접종 완료자는 70.8%인 5천887만명, 추가접종자는 35.8%인 2천977만명이다.
12∼17세 중 1차 접종자는 59.1%, 2차 접종 완료자는 51.7%, 추가접종자는 4.6%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