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고차 매매업은 그동안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분류돼 대기업의 진출이 제한돼 있었는데요.

빠르면 내년 1월부터 대기업에게 문호가 개방될 것으로 보입니다.

신재근 기자입니다.

<기자>

완성차 업계가 내년 1월부터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중고차 매매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에서 풀린 지 벌써 3년이 다 돼 가지만, 주무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가 수년째 손을 놓고 있는 데 따른 조치입니다.

중기부는 완성차 업체들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허용하면 중고차 업체에게도 신차 판매권을 줘야 한다는 중고차 업계의 요구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완성차 업계는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더라도 거래 물량(250만 대)의 10%를 넘지 않는 선에서 중고차를 취급하겠다고 한 발 물러섰지만, 중고차 업계는 신차 판매권을 포기할 수 없다며 버티고 있습니다.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자 중기부는 민간위원으로 구성된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를 통해 올해 안에 결론을 내겠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물 건너간 상황입니다.

올해가 며칠 남지도 않은 지금까지 심의위원회 소집 날짜조차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음성변조): 심의위원회를 언제 할지 아직 확정하지 않았고요. 12월이든 1월이 됐든 중기부에서 더 이상 잡고 있지 않고 심의위원 심의로 넘기는 것을 논의하고 준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결론이 올해 안에 나지 않을 경우, 자칫 대선 국면과 겹치며 정책이 아닌 정치 논리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김필수 /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내년으로 넘어가게 되면 대선이 있기 때문에 중기부 입장에서 완성차 업계의 중고차 분야 진출에 대한 결정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에 대해 한 차례 반대 입장을 내비친 바 있습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대기업이 들어가면 처음에는 신뢰도 제고 측면에서 좋을 지는 모르겠지만, 결국은 대량 일자리 상실 결과를 빚을 수밖에 없을 거다…]

대기업의 시장 진출이 계속 미뤄지면서 허위매물 등 중고차 매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비자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습니다.

중고차 매매업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기간이 만료된 지난 2019년부터 현재까지 중고차 피해 관련 상담건수는 2만 건에 육박(1만8,807건)하고, 전체 935개 품목 중 4위를 차지합니다.

상황이 이렇자 완성차 업계는 내년 1월 사업자 등록을 마치고 물리적 공간을 확보하는 등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행동에 나선 겁니다.

시민들은 이를 반기는 분위기입니다.

[안정민 / 인천 미추홀구: 대기업이 들어와서 도와준다고 하면 소비자 입장으로는 신뢰감도 많이 생길 것 같고 좋을 것 같아요.]

자동차시민연합 등 시민단체들은 다음 주 중 감사원에 중기부에 대한 감사청구서를 제출할 예정입니다.

한국경제TV 신재근입니다.
완성차 업계 “내년 1월 중고차 시장 진출”
신재근기자 jkluv@wowtv.co.kr
완성차 업계 “내년 1월 중고차 시장 진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