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LG화학에서 물적분할된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이 다음달 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합니다.

공모규모만 10조원이 넘는 그야말로 '역대급'인데요, 그러나 기대 못지 않게 대어의 상장에 따른 시장내 대규모 수급 교란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정경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희망공모가 기준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가치는 최대 70조2천억원.

현재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기준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이은 3위권 수준입니다.

그야말로 '역대급' 대어인데, 상장 이후 대규모 수급 교란 우려가 일고 있습니다.

상장과 동시에 MSCI(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를 비롯해 코스피200 등 주요 지수의 조기 편입이 예상되는 만큼 이들 지수 내 여타 주요 종목들의 비중 조절이 불가피합니다.

현재 시장에선 이들 지수를 추종하는 기관투자자 패시브 자금의 LG에너지솔루션 매입 수요는 최소 9천억원에서 최대 1조5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합니다.

이들 지수가 LG에너지솔루션을 담기 위해 지수 내 종목들을 시가총액 비중 만큼 최대 1조5천억원을 가량을 매도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 것인데, 이 과정에서 수급 교란에 따른 주가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지수 내 비중이 높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을 중심으로 매도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제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코스피200 지수 내 종목을 비중대로 1조5천억원을 매도한다고 가정했을 경우, 삼성전자는 4,400억원, SK하이닉스는 830억원, 네이버의 경우 640억원 가량의 매도 요인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액 자체가 적지 않기 때문에 다음달 말 상장할 때 수급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특히, LG화학 한 종목에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최근 LG화학의 주가 하락세도 이러한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입니다.

2차전지를 테마로 한 상장지수펀드(ETF)의 경우 수시변경 형태를 통해 LG화학에서 LG에너지솔루션으로 종목 교체가 예상됩니다.

무엇보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 당시의 국내 증시를 둘러싼 환경이 수급 교란 확대 여부의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인터뷰]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덩치가 크긴 하지만 덩치 큰 수급을 지난해와 올해 소화시켜본 경험이 있는 거잖아요, 단기적인 임팩트는 있을 수 있겠지만 단순하게 규모가 아니라 그 (상장)시점에서 주식시장에 제공되는 펀더멘털 환경이 어떻게 형성되느냐가 중요할 것으로 본다."

강화되는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와 미국의 테이퍼링 가속화 등 국내외 유동성 긴축 본격화가 시기적으로 맞물릴 경우 그 충격파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여 시장내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정경준 입니다.


정경준기자 jkj@wowtv.co.kr
LG에너지솔루션發 수급 교란 '우려'…충격파 '촉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