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허리케인으로 유출사고…정부와 사측간 책임공방 매듭
17년 끈 멕시코만 기름유출사고 석유사 511억원 배상으로 일단락
멕시코만에서 17년간 이어진 기름유출 사고의 책임 공방이 미국 석유회사가 511억원의 합의금을 내기로 하면서 일단락됐다.

미 법무부는 22일(현지시간) 테일러 에너지가 2004년 기름유출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4천300만달러(약 511억원)의 합의금을 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합의금은 회사에 남아있는 가용 자금을 모두 모은 것으로, 합의가 승인되면 테일러 에너지는 파산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또 테일러 에너지는 사고 수습을 위해 조성한 기금 잔액 4억3천200만달러(약 5천132억원)도 정부에 이관할 예정이다.

이번 합의는 미국 법무부가 작년 10월 테일러 에너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 과정에서 도출됐다.

2004년 허리케인이 루이지애나 해안에 불어닥쳤을 때 테일러 에너지 소유의 원유시추 플랫폼이 무너졌다.

이 여파로 파손된 해저 유정에서 기름이 쏟아졌고 피해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테일러 에너지는 기름 유출 규모와 사고 수습에 대한 책임 범위를 놓고 정부와 오래간 분쟁을 이어왔다.

2008년 테일러 에너지는 "일부 유정을 봉쇄해 추가 피해를 막았지만 남아있는 곳은 잔해물 등으로 뒤덮여있어 추가적인 조처가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2018년 미 해안경비대는 회사 측에 기름유출을 중단시킬 것을 요구하고 이에 불응하면 과징금을 물리겠다고 경고했다.

테일러 에너지가 이를 거절하자 해안경비대는 외부 업체를 통해 격납시설을 설치해 추가 유출을 막았고, 지난해 회사 측에 비용을 청구했다.

이에 테일러 에너지 측은 유출되는 기름 중 소량만이 자사 유정에서 나오는 상황이라고 주장하며 해안경비대가 청구한 비용을 보상해줄 책임이 없다고 맞섰다.

또 해안경비대의 설치 계획에 반대하며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날 도출된 합의금 중 1천200만 달러(약 142억 5천만원)가 해안경비대의 비용 보상금으로 책정됐다.

테일러 에너지는 연방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다른 3건의 소송도 취하하기로 했다.

니콜 르뵈프 미국해양청장은 "멕시코만에 사는 미국인 수백만명이 건강한 해양 생태계에 의존하고 있다"며 "미국 역사상 가장 오래 이어진 기름유출로 발생한 피해를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합의가 도출됐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