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제2의 테슬라'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미국 수소전기차 스타트업 니콜라가 투자자 사기 혐의에 대한 증권 당국의 조사를 끝내기 위해 1천500억원에 가까운 돈을 지불하게 됐다고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통신 등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니콜라는 자사 제품과 기술에 대한 허위 주장으로 투자자들을 속여 돈을 챙긴 혐의에 대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를 종결하기 위해 1억2천500만 달러(약 1천482억5천만원)를 내기로 했다.
단, 니콜라는 SEC의 혐의에 대해 인정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SEC는 니콜라가 지난해 3∼9월 내부 생산 능력과 주문 내역, 재정 전망 등에 대해 투자자들을 속이는 진술을 해 미 증권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창업자이자 전(前) 최고경영자(CEO)인 트레버 밀턴이 주가를 띄울 목적으로 보도자료와 트위터를 통해 회사의 기술과 능력을 허위로 진술해 결과적으로 수천만 달러를 챙겼다고 지적했다.
SEC는 니콜라가 밀턴 전 CEO에 대한 조사에 협조하기로 했다고도 전했다.
니콜라는 이날 성명에서 "이 문제를 끝낼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이번 조사와 관련한 비용과 손해에 대해 밀턴 전 CEO에게 배상을 청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니콜라는 밀턴이 2015년에 설립한 수소전기차 회사로, 지난해 6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와 합병하는 방식으로 나스닥에 상장했다.
니콜라는 '제2의 테슬라'로 투자자들의 인기를 끌면서 한때 미국의 대표적인 완성차업체인 포드의 시가총액을 뛰어넘기도 했다.
하지만 공매도업체 힌덴버그 리서치가 그해 9월 보고서를 통해 니콜라의 사기 의혹을 제기한 후 논란에 휩싸였고, 밀턴은 얼마 후 CEO직에서 사임했다.
이후 밀턴은 올 7월 증권사기와 금융사기 혐의로 뉴욕 남부연방지검에 의해 기소됐다.
국내에서는 한화그룹이 니콜라에 투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