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중견 국유 희토류 기업들이 합병하기로 한 데 이어 1위 희토류 채굴 기업이 가공 전문 업체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중국은 세계 희토류 시장점유율 70%를 확보한다는 목표 아래 산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2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최대 희토류 채굴·제련 국유기업인 베이팡희토와 희토류 가공에 강점이 있는 민간 기업 중국희토가 최근 희토류 채굴, 가공, 유통에서 협력한다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 업계에선 이번 협약이 희토류 생산을 늘리면서 가격 협상력도 높이려는 중국 정부의 의도가 담겨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세계 희토류 생산에서 중국의 비중은 2016년께 90%에 달했지만 이후 미국과 호주 등에서 생산을 늘리면서 지난해에는 58%로 떨어졌다.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 대비해 서방 국가들이 생산 설비를 확충한 결과다.

중국은 이에 세계 시장점유율을 다시 70%선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우선 올해 희토류 생산 쿼터를 지난해보다 20% 늘어난 16만8000t으로 잡았다. 중국은 매년 6대 국유기업에 희토류 채굴 쿼터를 배분한다.

베이팡희토는 가장 많은 10만350t을 배정받았다. 이 회사는 세계 희토류 매장량의 30% 이상이 묻혀 있는 나이멍구 바이윈어보 광산을 기반으로 설립된 기업이다. 이번에 협약을 맺은 중국희토는 전기자동차 모터용 영구자석, 군사용 레이더 등에 들어가는 정밀 희토류 소재를 생산한해 미국, 일본, 한국 등에 주로 수출하고 있다.

중국은 최근 중국오광그룹, 중국알루미늄, 간저우희토그룹 등 중견 희토류 기업들을 합병하기로 결정했다. 거대 희토류 기업을 설립해 가격 결정력과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겠다는 시도로 분석된다.

'산업의 비타민'으로 불리는 희토류는 원소 주기율표의 원소기호 57번 란나텀에서 71번 루테튬까지 란타넘족 원소 15개와 스칸듐, 이트륨 2개를 더해서 총 17개 원소를 말한다. 화학적 성질이 매우 안정적이고 열 전도율 등이 높아 다양한 첨단산업에 쓰인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