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 / 사진=뉴스1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 / 사진=뉴스1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이준석 대표를 비방하는 내용을 담은 휴대전화 메시지를 돌린 부분에 대해 사과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거취표명을 하라"며 조 최고위원의 사과를 단칼에 거절했다.

이 대표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침에 일어나서 사과 같지도 않은 사과 해놓은 것 보니 기가 찬다"며 조 최고위원의 사과를 받지 않았다. 그는 "여유가 없어서 당 대표를 비방하는 문자를 돌린 건 이재명 후보가 누구 돕다가 음주 운전 했고, 누구 변호하다가 검사사칭 했다는 이야기랑 같은 맥락"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전화하는 기자에게 영상의 링크를 보지도 않고 던지느냐. 도대체 우리 공보는 그 영상을 왜 보고 있으며, 공보의 역할이 기자에게 영상 링크 던져서 설명하는 방식이냐"면서 "윤석열 후보 배우자 문제도 이런 수준으로 언론대응 할 것이냐. 더 크게 문제 삼기 전에 깔끔하게 거취표명 하시라"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 대표는 조 최고위원이 자신을 비방하는 내용의 영상을 공유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조 최고위원이 이를 인정하면서 사과했지만 이 대표가 사과를 받지 않겠다고 밝힌 것.

조 최고위원은 전날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아침 6시에 일정을 시작해 조금 전 하루를 끝냈다"며 "조금 전 1박 2일로 단축된 일정이 확정됐다"라고 적었다.

그는 "오늘 하루 출입 기자들의 전화, 문자만 200개 정도 받았다"며 "아침 상황이 정리가 잘 된 것이라는 문자와 유튜브 링크를 받고 내용도 확인하지 않은 채 계속 통화를 요청하는 출입기자 세 분에게 전달해드렸다"라고 했다.

이어 "여유가 없어 벌어진 일이지만, 이유를 막론하고 잘못된 것"이라며 "이 대표에게 사과드린다"라고 덧붙였다.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지인들에 공유한 메시지. / 사진=이준석 대표 페이스북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지인들에 공유한 메시지. / 사진=이준석 대표 페이스북
조 최고위원은 이날 지인들에게 '이준석 황당한 이유로 난동! 정신 건강 우려된다! 지금이라도 사퇴시켜야! 그게 안 되니 답은 탄핵!'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유했다. 이 영상에는 이 대표가 한 인터넷 언론사에 기사 삭제를 요구했고 정신 건강이 우려되니 탄핵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담겨 있다.

이 대표와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지난 20일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말다툼을 벌였다. 이 대표가 선대위 공보단장인 조 의원에게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의 말이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나를 공격하고 있으니 정리하라'고 말하자 조 의원은 '내가 왜 이 대표의 말을 들어야 하느냐'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를 들은 이 대표가 '내가 상임선대위원장인데 누구 말을 듣느냐"고 되묻자 조 의원은 '나는 윤 후보의 말만 듣는다'고 답했고, 이 대표가 책상을 치고 일어나면서 회의가 종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선대위 내에서 업무 지시사항에 반발하는 사람이 있어 운영체계상 바로잡고자 이야기를 했다"며 "본인이 맡은 업무에 맡는 것을 지시했는데 '상임선대위원장 말은 들을 필요 없다'고 답해 언성이 높아졌다"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현재 발생한 일련의 상황은 모두 내 책임"이라는 입장을 취재진에 전달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