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익숙한 학생·교사, 한달만에 원격수업 재개에도 '화기애애'
"자 7반, 지난 3월에 배운 내용이다.

오래됐지만 정답을 맞혔다면 채팅창에 행운의 7번, 내가 풀기는 어려운 것 같다면 1번을 적어줘."
수도권 전면등교가 중단된 첫날인 20일 오전 9시께 서울 성북구 장위중학교. 2학년 수학을 담당하는 장홍월 교사가 연구실에 홀로 앉아 '줌'(ZOOM) 화상회의에 문제를 올렸다.

곧이어 채팅창에는 학생들이 차례로 '7'이라고 적었다.

장 교사는 "야, 오늘 컨디션이 좋은데"라며 문제를 맞힌 학생들을 칭찬했다.

정답을 맞히지 못한 학 학생이 마이크를 켜고 자신이 푼 이차방정식을 불러주자 장 교사는 앞에 놓인 태블릿PC에 식을 적어 내려갔다.

2학년 7반 학생 24명의 손이 실시간으로 화면에 뜨는 장 교사의 문제 풀이에 따라 바쁘게 움직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에 수도권 전면등교가 중단된 첫날, 일선 학교는 큰 혼란 없이 다시 시작된 원격수업에 적응했다.

장위중학교는 전면등교 중단 첫날인 이날부터 2학년 학생 240여명의 등교를 중단하고 1주일 동안 원격수업을 하기로 했다.

다음 주에는 3학년이, 그다음 주에는 1학년이 등교하지 않고 비대면 수업을 받을 예정이다.

2학년이 학교에 나오지 않았지만 420여명에 이르는 1학년과 3학년이 평소처럼 등교하면서 학생들을 찾아보기는 어렵지 않았다.

쉬는 시간이면 운동장에서 눈싸움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반면 텅 빈 2학년 교실 앞 복도에서는 원격 수업을 진행하는 교사들의 목소리만 들렸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에 따라 지난달 22일부터 전면등교를 해왔던 학생들은 1달 만에 재개된 원격 수업에 어렵지 않게 적응하는 모습이었다.

학생들에게 심화 문제를 풀라며 시간을 준 장 교사가 쇼팽의 '녹턴'을 틀자, 화면 속 학생들은 미소를 띠었다.

장 교사가 "기분이 어때, 우리 쇼팽 녹턴 참 많이 들었는데 오랜만에 듣지"라고 묻자 화면 속에서는 학생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유정근 장위중학교 교장은 "갑작스러운 비대면 수업 도입으로 급식 준비 변동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학교는 온라인 수업을 항상 준비하고 있고 학부모님들도 방역 정책에 협조해주셔서 첫날 큰 혼란은 생기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