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시점 늦추면 '조국' 된다" 당내 우려 고조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지지율에 비상이 걸렸다.

배우자 김건희 씨의 허위 경력 의혹이 불거지면서, 윤 후보와 김씨가 '사과의 덫'에 걸린 모양새다.

17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지난 14∼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1천명 대상,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고)에 따르면 윤 후보는 35%,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36%의 지지도를 기록했다.

윤 후보가 오차 범위 내인 1%포인트 차로 이 후보에 뒤지는 '골든크로스'를 허용한 것이다.

윤 후보는 전날 넥스트리서치가 SBS 의뢰로 발표한 조사에서도 33.3%로 집계, 35.4%인 이 후보에게 오차범위 내인 2.1%포인트 차로 뒤졌다.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의 내부 조사에서도 윤 후보가 이 후보에게 오차범위 내 역전을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70대 이상과 수도권, 영남권에서 지지율이 크게 빠졌다"며 "지지층이 흔들리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김건희 리스크'에 尹지지율 비상…"골든크로스 허용하나"
그동안 다수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를 앞질렀던 윤 후보가 최근 지지율 접전 흐름을 이어간 끝에 골든크로스까지 허용한 것은 '김건희 신상리스크'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김씨는 수원여대·안양대 겸임교원 지원서에 허위·부풀리기 이력을 게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여권은 서일대·한림성심대·국민대 등에서도 겸임교원·시간강사 지원 시 허위 이력을 게재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선대위에선 김씨를 둘러싼 의혹들을 하나하나 '팩트체크'하면서 해명할 것은 해명하고 사과하는 '투트랙' 입장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러나 '팩트체크 전제' 사과로는 흔들리는 민심을 붙들어 매기에 부족하단 지적도 내부에서 나오고 있어 선대위의 고민이 없지 않아 보인다.

윤 후보가 국민께 송구하다고 하면서도 직접 '여권 공세', '기획공세'를 거론, 사과의 진정성을 떨어뜨렸다는 시각도 당 일각에서 나오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당내에선 진정성 있는 공개 사과를 늦춰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배우자의 허위 이력 의혹에 대처하는 태도에 따라 윤 후보의 정치적 자산인 '공정'과 '상식'의 가치마저 허물어져 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윤 후보의 공개 사과는 이번 주말을 넘겨선 안 된다.

이 이슈를 계속 끌고 가다가는 윤 후보가 '조국'처럼 된다"며 "배우자 문제를 털지 못하면 앞으로 어떤 인재를 영입하고 정책을 발표해도 국민 신뢰를 잃게 된다"고 말했다.

다만 여권의 '후보 가족 흔들기'가 어느 정도로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건건이 사과만 할 순 없다는 선대위 내 반론도 만만치 않다.

사실을 파악하기 전에 사과부터 하는 것이 오히려 사과의 진정성을 떨어뜨린다는 말도 나온다.

이날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직할 조직인 총괄상황본부 정례회의에서도 윤 후보 부부의 사실 확인과 사과를 포함한 입장 표명을 기다리자는 쪽으로 의견이 정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선대위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윤 후보 부부가 이 상황의 심각성과 엄중함을 인식하고 있으니 조만간 입장이 나올 것으로 본다.

국민 여론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