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선거법원, 현정부서 해임된 장관을 사무총장에 임명
브라질, 전 국방장관이 대선 실무 총괄…선거불복 차단용?
브라질 연방선거법원이 내년 대선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를 이례적으로 전직 국방장관에게 맡겼다.

대선 불복 사태로 인한 정국 혼란을 막기 위한 결정이다.

루이스 호베르투 바호주 선거법원장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 초기 국방장관을 맡은 군 장성 출신의 페르난두 아제베두를 사무총장에 임명했다고 브라질 매체들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호주 법원장의 결정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대선 패배 시 군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의도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현행 전자투표에 대해 불신을 표시하면서, 대선에서 패배하더라도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그러면서 검표가 가능한 투표용지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브라질 정치권 일각에서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대선에서 패배하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처럼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정국을 극도의 혼란 양상으로 몰아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아제베두 전 장관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정치적 위기를 겪을 때마다 군부에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데 반발했으며, 이 때문에 지난 3월 말 해임됐다.

아제베두가 해임되자 이에 항의해 육·해·공 3군 참모총장들이 동반 사퇴하는 전례 없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브라질에서는 과거 군사독재정권을 경험한 이후 군의 정치적 개입을 경계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그러나 군 장교 출신인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연방대법원이 좌파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에게 부패 혐의로 선고한 실형을 무효로 판결하면서 그에게 대선 출마의 길을 열어주자 대법원을 비판하지 않는 군 수뇌부를 향해 불만을 터뜨리는 등 군의 개입을 부추겨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