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곤서 '침묵 파업' 카메라에 담다 붙잡혀 군 신문시설로 이송
프리랜서 사진기자 미얀마군에 체포 뒤 숨져…"언론인 첫 사망"
미얀마 쿠데타 군사정권에 맞서는 반군부 시위를 취재하던 한 프리랜서 사진기자가 군경에 체포된 뒤 며칠 만에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했다.

2월1일 쿠데타 이후 100명 가량의 언론인이 군부에 체포됐지만, 이 과정에서 언론인이 사망한 것은 처음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15일 프리랜서 사진기자인 소 나잉이 전날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그래픽 디자이너이기도 한 나잉은 지난 10일 미얀마 전역에서 진행된 '침묵 파업' 현장을 양곤에서 취재하다가 군경에 체포됐다.

프리랜서 사진기자 미얀마군에 체포 뒤 숨져…"언론인 첫 사망"
침묵 파업은 12월 10일 '세계인권의 날'을 맞아 쿠데타에 대한 항거의 의미로 미얀마 전역에서 열린 비폭력 시위다.

직장에도 나가지 말고, 장사도 접고 외출도 하지 않음으로써 군부를 거부한다는 취지였다.

특히 5일 양곤 도심에서 군경이 차를 몰고 비폭력 시위대를 향해 돌진, 최소 5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하면서 '침묵 파업'에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양곤 곳곳이 텅 비다시피 했다.

군경에 체포된 뒤 나잉은 양곤의 군 신문시설로 이송됐다고 통신이 동료들을 인용해 전했다.

그의 가족은 전날 군부로부터 나잉의 사망 사실을 통보받았다.

가족은 같은 날 나잉의 시신을 화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신에 눈에 보이는 상처가 있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AP 통신은 군부가 쿠데타로 집권한 뒤 전역의 군 신문센터에서 고문이 빈발하게 자행됐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국경없는 기자회(RSF)는 트위터에서 "양곤에서 취재하다 군에 체포된 프리랜서 사진기자 나잉의 사망 소식에 경악한다"면서 "그는 군에 구금된 뒤 사망한 최초의 미얀마 언론인"이라고 밝혔다.

RSF는 다른 언론인 53명은 현재도 수감 중이라고 덧붙였다.

나잉은 쿠데타 발발 이후 거리에서 벌어진 반군부 시위를 카메라에 담아왔다.

그가 찍은 반군부 시위 사진이나, 군경의 폭력 장면은 외신에도 인용되기도 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현지 매체 이라와디도 나잉이 당시 침묵 파업을 카메라에 담던 중 다른 사진작가와 함께 군인들에 의해 체포됐다고 전했다.

친구 중 한 명은 이라와디에 "우리가 아는 한 전날까지만 해도 나잉은 건강에 이상이 없었다.

그런데 하루 만에 그가 죽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군정 법원은 동부 샨주의 언론인 3명에 대해서도 최근 선동 혐의를 인정해 징역 3년 형을 각각 선고했다고 현지 매체들이 전했다.

이들은 지난 3월24일부터 구금 시설에 수감돼왔다.

미얀마 인권상황을 감시하는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2월1일 쿠데타 이후 군경 폭력에 숨진 이는 1천300명이 넘었다.

특히 130명가량은 군경에 체포된 뒤 고문 등으로 인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

미얀마 군부는 문민정부의 압승으로 끝난 작년 11월 총선이 부정선거였다고 주장하며 쿠데타로정권을 탈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