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귀국, 이재명 선대위 합류…정책 공약 지휘할듯
與진영 총결집 연장선…朴, 4·7 재보선 이후 정치활동 공식 재개
'美체류' 박영선 구원등판, 디지털대전환 위원장 맡는다(종합)
미국에 체류 중인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이 조기 귀국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한다.

박 전 장관은 선대위에서 정책과 공약 개발을 담당하는 '디지털대전환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로 했다고 고용진 수석대변인이 15일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고 수석대변인은 "디지털 대전환 위원회는 이 후보의 1호 공약을 담당하는 위원회"라면서 "박 전 장관은 성장, 공정. 일자리 등 핵심적인 국가비전을 직접 챙기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해 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제는 민주개혁 진영의 모든 사람이 결집해서 이재명 후보의 승리를 위해 나서야할 시점"이라면서 "박 전 장관은 중기벤처부를 이끈 경험이 있으니 그를 토대로 디지털 대전환과 소상공인 지원 등 산적한 현안을 직접 챙기면서 활동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박 전 장관은 100여일 간의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16일 뉴욕에서 귀국 비행기에 올라 17일 한국에 도착할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장관의 구원등판은 대선을 앞두고 여권 내에서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외곽에서 측면지원에 나선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이해찬 전 대표 등에 이어 여권 진영 총결집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기도 하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3일 침묵을 깨고 라디오에 출연, "대선이 약 90일밖에 안 남았기 때문에, 지금부터는 모든 우리 진영 사람들이 전면적으로 나서야 될 시간이 왔다"고 지지층 총동원령을 내린 바 있다.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했던 박 전 장관은 지난 9월부터 미국의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수석고문 자격으로 미국에 체류해왔다.

박 전 장관은그동안 IBM 왓슨 연구소를 비롯해 정보기술(IT) 관련 시설을 방문하고 오바마 정부 당시 에너지 장관 등을 만나는 등 미국의 디지털 혁신 상황에 대한 견문을 넓혔다.

당초 일정상으로는 내년 1월까지 미국에 머물 예정이었으나 이번에 선대위에 합류하면서 사실상 정치 활동을 재개하게 됐다.

박 전 장관은 한국을 떠나기 직전 이 후보와의 인터뷰 5부작인 '선문명답'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하면서 사실상 이 후보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이 후보 측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분위기를 일신하기 위해 박 전 장관에게 선대위 합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뿐 아니라 송영길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들도 박 전 장관에게 조기 귀국을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다른 당 관계자는 "여러 채널을 통해 박 전 장관과 수차 통화를 했다"고 전했다.

박 전 장관과 이 후보는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 캠프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맡았다.

특히 박 전 장관은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과 관련된 의혹인 BBK 문제를 제기하는 저격수로 활약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 전 장관은 이번 대선에서는 정책과 공약 개발에 전념할 계획이다.

박 전 장관은 "지금 세계는 디지털화를 앞두고 치열한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대선은 정치권의 말싸움으로 일관돼 안타깝고, 가슴이 답답했다"라며 "디지털 경제로의 대전환을 완성할 수 있는 청사진을 이 후보와 함께 선보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 전 장관이 선대위에 합류하면서 자신의 정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박 전 장관은 내년 3월 9일 대선과 동시에 진행되는 서울 종로 보궐선거 후보로 거론되며 내년 6월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군이기도 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