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흥미로운 기억은 "이대호가 포수를 봤던 장면"
스트레일리, 롯데와 결별할 듯 "가족 위해 MLB 복귀 추진"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에이스 댄 스트레일리(33)를 내년에는 볼 수 없을 전망이다.

스트레일리는 15일 메이저리그트레이드루머스닷컴(MLBTR)을 통한 팬들과의 실시간 채팅에서 "메이저리그 복귀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해외에서 뛰는 건 가족에게 힘든 일"이라며 "아들이 내가 던지는 걸 볼 수 있는 메이저리그에서 커리어를 마치고 싶다"고 덧붙였다.

스트레일리는 KBO리그에서의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 가족들과 한 시즌 내내 떨어져 지냈다.

올 시즌 초반에는 가족들과 함께했지만, 중반부터 가족들이 떠나면서 개인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롯데는 두 시즌 동안 팀의 에이스로 활약한 스트레일리에게 재계약 의사를 전달했지만, 스트레일리는 가족을 위해 메이저리그 복귀를 우선시하고 있다.

마음이 떠난 것을 확인한 롯데는 영입이 확정적인 글렌 스파크먼 외에도 스트레일리의 대안으로 또 한 명의 외국인 투수 영입을 추진 중이다.

스트레일리는 지난해 31경기 15승 4패 평균자책점 2.50의 빼어난 기록에 탈삼진 205개로 리그 삼진왕에 올랐다.

구단 역대 외국인 투수 중 최고의 활약을 펼친 스트레일리는 올해에는 10승 12패 평균자책점 4.07을 기록했다.

지난해와 같은 압도적인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으나 롯데는 스트레일리보다 나은 투수를 데려온다는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재계약 협상에 나섰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복귀를 향한 스트레일리의 의지가 확고해 내년 시즌에는 그가 던지는 모습을 볼 수 없을 전망이다.

스트레일리, 롯데와 결별할 듯 "가족 위해 MLB 복귀 추진"
롯데에서 두 시즌을 보낸 스트레일리는 팬들의 다양한 질문에도 성실하게 답변했다.

그는 롯데에서 뛰는 동안 가장 흥미로웠던 순간을 묻는 말에 "이대호가 세이브 상황에서 포수를 봤던 장면"이라고 답했다.

이대호는 5월 8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9회말 포수로 깜짝 등장해 9-8 승리를 지켜냈다.

롯데는 9회초 극적으로 승부를 뒤집긴 했지만 9회말 수비에서 포수 마스크를 쓸 선수가 없었다.

포수 엔트리 2명(김준태, 강태율)을 모두 썼기 때문이다.

급박한 상황에서 이대호가 포수 출전을 자청했다.

2001년 프로 데뷔 이후 첫 포수 마스크를 쓴 이대호는 마무리투수 김원중과 안정적인 호흡을 뽐내며 1점 차 리드를 지켰다.

KBO리그와 메이저리그와 가장 크게 달랐던 점을 묻자 "첫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두 번째 해는 올림픽 때문에 시즌이 정말 길었다.

10개월 동안이나 시즌을 치러야 했다.

경기 수는 적지만, 시즌 기간이 길었다"는 점을 꼽았다.

스트레일리는 KBO리그의 야구 데이터 활용에 대해선 "롯데에서 뛰었던 것이 아주 다행이다.

미국 스타일의 코치들이 많았다.

랩소도, 드라이브라인 시스템, 에저트로닉 카메라(슈퍼슬로모션 카메라) 등 거의 모든 장비를 구비하고 있었다"며 "내 투구 스타일의 거의 모든 부분을 수정했고, 더 나아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KBO리그의 열악한 인프라는 문제로 지적했다.

스트레일리는 "KBO와 메이저리그의 가장 큰 차이는 시설"이라며 "원정경기 때는 웨이트룸도 없고 제대로 된 라커룸도 없다.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메이저리그와는 확실히 다른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후와 강백호의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을 묻는 말에는 "나는 스카우트가 아니지만 둘 다 굉장한 잠재력을 지녔다"고 말한 뒤 "NC 다이노스 좌완 구창모라는 이름을 알아두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스트레일리, 롯데와 결별할 듯 "가족 위해 MLB 복귀 추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