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 시 경증으로 치부하는 데 우려…"의료 시스템 압도할 수도"
WHO "오미크론 대부분 국가로 퍼진 듯"…英 입국제한 해제
임은진·현혜란 특파원 =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14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이 대부분 국가에 퍼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오미크론 변이는 우리가 이전의 어떠한 변이에서도 보지 못한 속도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미크론 변이가 현재 77개국에서 보고됐다"면서 "아직 발견되지 않았더라도 그것은 아마 대부분 국가에서 존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람들이 오미크론 변이 감염 시 나타나는 증상이 경증이라고 치부하는 것에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오미크론 변이가 덜 심각한 질병을 유발한다고 해도 감염자 수 자체만으로 다시 한번 준비가 덜 된 의료 시스템을 압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또 오미크론 변이의 출현으로 여러 국가에서 부스터샷(추가 접종)을 시작하면서 백신 사재기가 재연될 것을 걱정했다.

그는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부스터샷의 효능을 알려주는 증거 자료는 아직 부족하지만, 이 변이의 출현으로 일부 국가들이 자국의 전체 성인에 대해 추가 접종을 시작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WHO는 부스터샷에 반대하지 않는다.

우리는 (백신 공급) 불평등에 반대한다"면서 "41개국의 경우 백신 접종률이 10%에도, 98개국은 40%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만일 (백신) 불평등이 계속된다면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이 계속될 것"이라며 공평한 백신 분배와 고위험군에 대한 우선 접종을 재차 강조했다.

한편 영국은 자국 내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이미 빠르게 확산하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의 국경 통제는 의미가 없다는 판단에 따라 아프리카 일부 국가에 대한 입국 제한을 해제하기로 했다.

그랜트 섑스 영국 교통부 장관은 14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11개국을 15일 오전 4시부터 적색 국가 명단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고 BBC 방송, 일간 가디언 등이 전했다.

영국은 국가별로 코로나19 위험도를 평가해 적색 국가를 지정하고 있다.

적색 국가에서 영국에 들어오려면 시민권이나 장기체류비자가 있어야 하고 정부가 지정한 시설에서 열흘간 격리해야 한다.

사지드 자비드 보건부 장관은 하원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영국 지역사회에서 전파하고 있는 데다 전 세계적으로도 확산하고 있기 때문에 입국을 제한하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현재 영국에서 확인된 오미크론 변이 감염 사례는 4천500여건으로 집계됐으며 이 중 10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 감염으로 사망한 사례도 1건 확인됐다.

앞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오미크론 변이 감염 사례가 엄청나게 급증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코로나19 백신 추가 접종을 계속 독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영국에서는 하루 사이 5만9천610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지난 1월 초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영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천93만2천545명으로 전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고, 누적 사망자는 14만6천627명으로 세계 7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