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만하면 불거지는 '답 없는' 수능…오류 논란 되풀이
과탐이 5문제로 가장 많아…대부분 법정 가기 전 인정돼
199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처음 치러진 이후 29년간 출제 오류 논란은 적지 않게 불거졌다.

15일 법원이 2022학년도 과학탐구영역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에 대한 출제 오류를 인정하면서 2017학년도 이후 5년 만에 수능에서 복수 정답이 나오게 됐다.

출제오류가 공식 인정돼 '복수 정답' 또는 '정답 없음'이 인정된 것은 2004학년도, 2008학년도, 2010학년도, 2014학년도, 2015학년도, 2017학년도에 이어 이번이 7번째 수능, 9번째 문항이다.

종로학원 분석에 따르면 이번까지 수능 문제 오류 9건 중 5건이 과학탐구영역에서 발생했다.

과탐 중에서는 생명과학Ⅱ이 이번까지 2건이며 물리Ⅱ 2건, 지구과학Ⅰ이 1건이다.

그밖에 세계지리와 한국사, 국어, 영어가 각 1건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과탐은 전문적 영역의 특수성에 따라 문제 발생시 전문가 집단의 개방적 공론화 과정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2004학년도 수능에서는 언어영역에서 백석의 시 '고향'과 그리스신화 '미노타우르스의 미궁'에 관한 17번 문제로, 평가원은 시험 19일 만에 복수정답을 인정했다.

2008학년도에는 물리Ⅱ에서 다시 복수정답이 인정됐다.

당시 평가원은 오류를 인정하지 않다가 한국물리학회가 문제가 잘못됐다고 정면으로 이의를 제기한 이후에 오류를 인정했다.

2010학년도에는 지구과학Ⅰ에서 복수정답이 인정됐다.

당시 이의신청 기간에 출제오류가 인정됐다.

2014학년도 세계지리 8번 문항 논란은 법정까지 간 사례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회원국과 유럽연합(EU)에 대한 옳은 설명만을 '보기'에서 고르는 문제로, 제시된 정답에 이의가 제기됐고 상당수 교사도 동조했으나 평가원은 이의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수험생들은 행정 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패소해 2014학년도 대학입시 일정은 그대로 진행됐다.

그러다가 2심에서 출제 오류가 인정돼 입시가 모두 마무리된 지 10개월가량이 지난 시점에 이들 수험생을 구제했다.

2015학년도 수능에서는 생명과학 Ⅱ 8번 문항과 영어 25번 문항이 논란이 돼 평가원은 둘 다에 대해 복수 정답을 인정했다.

2017학년도에는 한국사 영역에서 선고문을 보고 구한말 창간된 신문 대한매일신보에 대한 설명 중 옳은 것을 찾는 14번 문항에서 복수정답이 인정됐고, 과학탐구 물리Ⅱ 영역에서는 9번 문항이 '정답없음'으로 결정돼 모든 답이 정답 처리됐다.

2022학년도 수능에서는 생명과학Ⅱ에서 집단유전학을 다룬 20번 문제에 대해 법원이 정답 취소 판결을 내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