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모두 '불가근불가원' 모드 속 '상대 의혹 제기'에 활용 유혹

정치 유튜브 채널이 연일 대선판을 흔들고 있다.

이들은 대선이 석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유력 대선 후보와 가족 등에 대한 인화력 높은 폭로성 주장을 쏟아내면서 이슈 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제도권 매체와 달리 표현 수위와 사실 검증 등 부담도 덜해 상당한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기존 정치권에서는 이들의 콘텐츠를 무시하기 어렵지만 가까이하기도 난감하다는 '불가근불가원'의 딜레마가 엿보인다.

가세연·열린공감TV…대선판 흔드는 '양날의 검' 유튜브
대표적인 정치 유튜브 채널에는 열린공감TV와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이 있다.

'열린민주당의 서포터즈 채널'을 자처하며 대표적인 친여권 성향 유튜브로 꼽히는 열린공감TV는 최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과거 유흥주점 목격담을 다뤄 적잖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열린공감TV는 국민의힘 권성동 사무총장이 강릉에서 한 시민을 성희롱했다고 보도하기도 했고, 이전에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의혹이 정리된 이른바 '윤석열X파일'로 입길에 오르기도 했다.

정반대편에는 가세연이 있다.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강용석 변호사와 김세의 전 MBC 기자가 운영하는 가세연은 민주당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된 조동연 씨의 사생활 의혹을 앞장서서 제기한 끝에 결국 그를 낙마시키는 데 일조했다.

가세연은 민주당 이재명 후보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혹을 쏟아내 왔다.

지난달 방송 기록을 보면 이 후보의 아내 김혜경 씨 낙상사고를 이 후보와의 다툼으로 인한 상처로 연관 짓는다거나, 국제마피아파 조직원인 박철민이 이 후보에 전달해달라며 전직 경기도청 직원에게 현금 5억원을 건넸다는 의혹 등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정치 유튜브 채널들이 각기 뚜렷한 정치적 지향점을 지닌 주장을 쏟아내며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기존 정치권에서 이들 유튜브 채널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양면이 있다.

각 진영을 결집하고 상대편 공격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점에서는 활용성을 평가하는 시각이 있다.

여야 의원들도 이들의 영상이 나오면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공유하기도 한다.

가세연·열린공감TV…대선판 흔드는 '양날의 검' 유튜브
그러나 공당 입장에서는 이들의 '사생활 파헤치기' 등 주장을 선뜻 인용했다가 자칫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점 등을 우려하고 있다.

이미 가세연과 열린공감TV는 수많은 송사에 휘말려 있다.

이에 양당은 공식적인 당 차원에서 이런 '유튜브발(發) 의혹제기'에는 가급적 동조하지 않는 분위기다.

민주당 선대위의 한 관계자는 "유튜브 채널에서 연일 '쥴리 의혹' 등이 쏟아져 나오지만, 아직 우리에게 금기어"라며 "일단 지켜보자는 기류가 강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도 "강성 유튜브 채널은 당에 있어서 '계륵'과도 같은 존재"라며 "중도 외연확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목소리도 있지만, 활용성을 부정하기는 힘들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