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독립 조약 체결된 로마 라테라노궁 대중에 공개
바티칸시국이 주권국임을 인정한 '라테라노 조약'이 체결된 이탈리아 로마의 라테라노 궁전이 13일(현지시간)부터 일반인에게 공개된다.

교황청 관영 매체인 바티칸 뉴스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의 결정에 따라 이날부터 라테라노궁 10개 방이 일반인에게 개방된다.

종교적 색채가 뚜렷한 프랑스산 태피스트리(직물화), 16세기 프레스코화 등 다양한 예술 작품이 관람객을 맞는다.

라테라노궁은 '로마의 주교'인 교황의 주교좌 성당이자 로마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으로 알려진 산 조반니 인 라테라노 대성전과 맞붙어있다.

로마제국 때인 4세기 처음 건립된 이래 약 1천 년간 교황들이 기거한 교황궁이자 교황청으로 기능했다.

원형은 지진·화재 등으로 파괴됐고, 현재 남아있는 모습은 교황 식스토 5세(재위 1585∼1590)가 재건한 것이다.

라테라노궁은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인 오늘날의 바티칸시국을 탄생시킨 라테라노 조약 체결 장소로도 잘 알려져 있다.

라테라노 조약은 로마를 중심으로 한 교황령 영토 등을 정복하고 1870년 통일을 완성한 이탈리아 정부가 교회의 반발을 무마하고자 1929년 교황청과 맺은 조약이다.

당시 이탈리아 왕국을 통치하던 베니토 무솔리니와 교황 비오 11세(재위 1922∼1939) 간 합의로 체결된 이 조약은 바티칸시국이 일정한 영토와 국민·주권을 가진 독립국임을 인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로마시 한복판에 자리 잡은 바티칸의 현 국경선도 이 조약에 근거해 획정됐다.

라테라노궁·대성전을 비롯해 교회 자산으로 분류된 이탈리아 내 대다수 성당과 건물·토지 역시 이 조약에 따라 교황청 소유로 넘어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