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 유흥가 도로서 집중단속…1시간새 면허취소 1건·면허정지 2건
일부는 경찰·기자에 욕설…단속 피해 달아나기도
"2시간 전에 맥주 딱 두 잔 먹었어요.

내가 왜 면허취소야!"
10일 오후 10시 42분께 교통법규 위반 특별단속이 벌어진 서울 영등포구 대림역 인근 도로. 불그레한 얼굴로 오토바이에서 내린 남성에게 경찰이 입을 헹구라며 500㎖ 생수병을 건넸다.

남성이 헬멧을 들어 올리고 측정기에 바람을 불어넣자 경찰관은 "0.103%, 면허취소 수준이네요"라고 말했다.

남성은 그제야 "친구랑 반주 간단히 했어요"라고 털어놨다.

서울경찰청은 술자리가 늘어나는 연말을 맞아 유흥가 등 서울시 전역에서 음주운전·무단횡단 등 교통법규 위반행위 특별 단속에 나섰다.

이날 영등포경찰서가 단속에 나선 대림역 일대는 술집과 중식당이 밀집해 있어 음주운전 관련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곳이다.

단속은 '불금'이 한창인 이날 오후 10시부터 시작됐다.

대림역 인근 5차선 도로를 차단하고 진행한 단속에는 경찰 기동대 4개 중대, 순찰 오토바이 21대, 순찰차 4대와 교통외근 경찰 7명이 투입됐다.

오후 11시까지 약 1시간 동안 진행된 단속에서 음주운전자 3명이 적발됐다.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정지 수준인 채로 차를 몰다가 붙잡힌 운전자가 2명, 면허취소 수준으로 오토바이를 몰다 적발된 사례가 1명이었다.

차량 운전자 1명은 단속 현장을 보고 골목길로 방향을 틀어 달아나려다 기동대에 덜미가 잡혔다.

적발된 이들 중에는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발뺌하다 "채혈을 해보시겠냐"는 말에 결과를 받아들이거나, 음주 이유를 묻는 경찰과 취재진에 "그것까지 알아야 하냐"며 욕설을 하고 밀치는 경우도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영업시간 제한이 적용될 때는 밤 10시께부터 단속이 활발하게 이뤄졌는데, 영업시간 제한이 풀린 이후로는 밤 11시는 돼야 본격적으로 단속 사례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서울 전역 집중 단속에 교통외근 경찰 240명, 기동대 15개 부대 720여 명을 비롯해 겉모습으로는 일반 승용차와 구별할 수 없는 암행순찰차도 투입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연말까지 서울 시내 주요 도로와 유흥가 등에서 특별 단속을 이어갈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