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작가 개인전은 이날 서울 신사동 갤러리나우에서 개막한다. 전시작 27점 중 26점은 개막 이틀 전 이미 모두 팔려나갔다. 점당 작품 가격은 수백만~수천만원. 남은 한 점은 비매를 전제로 소개하는 작품으로, 권 작가가 지난 5월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생각하며 그린 그림이다. 이순심 갤러리나우 대표는 "작품을 꼭 사고 싶다는 컬렉터들의 요청이 쏟아져 추가로 다섯 점을 예약받은 상태"라고 말했다.
미술계 관계자는 "일각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미술시장과 돈을 내는 컬렉터들은 솔비를 중견 작가 급으로 인정한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앞서 솔비는 지난 3~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해양박물관에서 열린 국제 아트페어(FIABCN)에서 '2021 바르셀로나 국제예술상(PIAB21)' 대상을 수상하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홍대 이작가'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는 한 미술가 등이 "참가비만 내면 시상식 후보 등록을 해주는 소규모 전시에, 작품은 표절이 의심된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솔비 측, 논란에 정면 반박…“모두 악의적인 허위사실”
솔비 소속사인 엠에이피크루는 이 같은 비판에 대해 "모두 명백한 허위"라며 정면 반박했다. 먼저 참가비를 내고 아트페어에 참여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소속사는 "지난 1월 바르셀로나 국제 아트페어 조직위에서 12월에 열리는 아트페어에 초청하고 싶다고 정식으로 공문을 보내왔다"며 "자발적으로 참가비를 내고 아트페어에 참여하는 작가들도 있지만 솔비처럼 초청을 받아 참여한 작가들은 참가비를 내지 않는다"고 했다. 권 작가와 최재용 작가가 협업한 'Axe of Hope' 작품에 드러난 최 작가 특유의 기법과 표현 방식이 일본 작가 시오타 치하루의 표절이라는 주장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소속사는 "최 작가는 독일 라이프치히 국립미술대학교 설치미술 전공을 수석 졸업한 뒤 독일에서 활동하며 실력을 인정받은 작가로, 현지 신문 1면에 작품이 난 적도 있다"며 "무엇보다도 최 작가의 작업은 2009년부터 시작됐기 때문에 이미지가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표절을 말하는 건 황당하다"고 했다. 권위 없는 행사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소속사는 "바르셀로나 국제 예술상은 올해 10년째를 맞은 현지에서 권위있는 예술 행사"라고 했다. 또 "페이스북 본사에 작품이 소장된 황란 작가를 비롯해 박준 강종숙 백연희 등 저명한 작가들이 작품을 내놨다"며 "솔비도 솔비지만 권위 없는 행사라는 주장은 함께 참가한 작가들까지 싸잡아 깎아내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심사위원단의 권위와 관련해서는 "로베르트 이모스(Robert Llimos) 작가가 심사위원장이었는데 바르셀로나 해안가에 가면 떠있는 조각들, 올림픽 조각상 등을 만든 유명한 스페인의 생존 작가"라며 "충분한 권위가 있다"고 반박했다.
이정권 엠에이피크루 대표는 "모두가 수상 소식에 박수를 쳐 줄 필요는 없지만 불필요한 논란이 자꾸 제기되는 것 같아 안타깝고 속상한 마음"이라고 했다. 미술계의 한 관계자는 "솔비가 미술 비전공자라는 점이 집중적인 공격 대상이 되곤 하는데 다소 과도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솔비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기 때문에 유튜브 영상 등 관련 콘텐츠를 만들면 수익을 올리기 쉽다는 측면도 있다"고 평가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12일 오후 5시 수정) 권지안 작가 소속사인 엠에이피크루 측에서 "시오타 작가의 작업은 2000년 초부터 시작되었고, 최재용 작가가 2015년 베니스에서 처음으로 시오타의 작품을 접한 것"이라며 "이를 '시오타 작가의 작업은 2015년부터 진행됐다'고 언론에 잘못 알려드렸다"고 알려와 '무엇보다도 최 작가의 작업은 2009년부터 시작된 반면 시오타의 작품은 2015년부터 진행됐기 때문에 이미지가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표절을 말하는 건 황당하다'는 부분을 '무엇보다도 최 작가의 작업은 2009년부터 시작됐기 때문에 이미지가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표절을 말하는 건 황당하다'로 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