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60세 이상 사망·위중증 절반이 돌파감염"…13일부터 사전예약
방역패스 유효기간은 6개월로 유지…12∼17세 추가접종은 추후 결정
전문가 "3차접종 효과까지 시차있어…강력한 거리두기 병행해야"
추가접종에 '올인'…접종간격 6개월→4∼5개월→3개월로 단축(종합)
정부가 악화하는 코로나19 유행 상황을 억제하기 위해 여러가지 추가 방역 조치를 고심 중인 가운데 백신 3차접종 간격을 3개월까지 단축하기로 10일 결정했다.

이는 금주 초부터 시행 중인 사적모임 인원 제한과 방역패스 확대에 이은 추가 조치다.

원래 6개월이었던 추가접종 간격을 60세 이상 고령층이나 18∼59세 고위험군에 대해서는 접종 완료 후 4개월, 일반 18∼59세 대상자는 5개월로 단축했는데, 또다시 3개월로 간격을 줄인 것이다.

최근 하루 신규 확진자수가 7천명대로 폭증하고 위중증 환자수도 800명대를 기록하는 등 유행 상황이 심각해지자 내린 결정이지만 거리두기 강화 등 좀더 강력한 제한 조치 없이 추가접종에만 매달려도 되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일반 국민들로서는 백신 이상 반응 등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3개월에 한번씩 접종을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부담감도 떠안게 됐다.

◇ 6개월 백신접종 간격, 결국 3개월로…13일부터 사전예약
앞서 정부는 지난 9월 '4분기 접종계획' 발표 당시, 60세 이상 고령층과 감염 취약시설 입원·입소자 및 종사자 중 기본 접종을 마친 후 6개월이 지난 대상자에 대해 추가접종을 권고했다.

이후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 유입에 따라 확산세가 거세지고, 시간이 흐르면서 기본 접종 효과도 서서히 감소하자 지난달 추가접종 간격을 60세 이상 고령층, 18∼59세 고위험군(감염취약시설 입소·종사자, 요양병원 입원·입소·종사자, 의료기관 종사자, 기저질환자 등)은 4개월로, 나머지 18∼59세 성인은 5개월로 한 차례 단축했다.

그러나 이같은 조치에도 단계적 일상회복에 따른 거리두기 완화와 맞물려 뚜렷한 유행 억제 효과를 보지 못하자 한달이 채 지나지 않아 이번에 또다시 접종 간격을 줄였다.

변경된 일정에 따라 3차접종 시기가 된 대상자는 오는 13일부터 사전 예약이 가능하다.

사전예약은 기존 예약 방식과 동일하게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누리집'(ncvr.kdca.go.kr)을 통해 진행되며, 예약일을 기준으로 2일 후부터 접종일 선택이 가능하다.

추가접종에 '올인'…접종간격 6개월→4∼5개월→3개월로 단축(종합)
◇ 60∼74세 3차접종률 15% 불과…"60세 이상 중환자·사망자 절반이 돌파감염"
정부는 코로나19 감염시 위중증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은 고령층의 3차 접종 필요성을 특히 강조해왔지만 아직 접종률은 저조한 상황이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제1통제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날 기준 60세 이상 고령층의 3차 접종률은 29.8%지만, 60∼74세 연령층의 3차 접종률은 14.9%에 불과한 상황"이라면서 "60세 이상 중환자와 사망자의 절반가량이 돌파감염이며, 나머지 절반이 미접종자"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접종 고령층은 전체 고령층의 10%에 불과하지만, 고령층 중환자·사망자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중증화율이나 치명률이 높다"며 "60세 이상은 별도의 사전예약이 필요하지 않은 만큼, 가까운 병원에서 꼭 접종을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이 통제관은 "더욱이 향후 4주간은 겨울철이라는 계절적 요인도 있어서 3밀(밀집·밀접·밀폐) 환경에 처한 데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 가능성도 있어 방역상황은 악화할 것으로 본다"며 "이에 따라 고령층뿐만 아니라 청장년층도 신속하게 3차접종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준으로 3차 접종자는 약 529만명으로, 현재 접종 시기가 도래한 대상자 1천700만명 가운데서는 31.1%가 접종을 마쳤다.

정부는 접종간격 단축에 따라 연내 3차접종 대상자가 당초 1천699만명에서 2천641만명으로 늘지만, 올해의 경우 1억9천400만도스의 백신이 도입된 데다 내년에도 9천만회분이 확보된 상태여서 물량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또 접종간격 단축에도 1·2차 접종 완료자의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 유효기간은 현행대로 180일, 6개월간 유지된다.

다만 현재 12∼17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3차 접종은 아직 검토 중이다.

이 통제관은 "국내 방역상황, 미 식품의약국(FDA)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 해외 접종 동향, 국내외 연구 결과를 검토한 다음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심의를 통해 청소년 3차접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추가접종에 '올인'…접종간격 6개월→4∼5개월→3개월로 단축(종합)
◇ "접종 외에 거리두기 등 물리적 조치 병행해야"
해외 연구결과에 따르면 각 연구에서 시행한 혈액검사 주기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기본접종 이후 3개월부터는 백신 효과가 서서히 감소하는 추세에 접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역당국은 국내에서도 돌파감염 현황 등 후행지표를 통해 백신 접종 효과가 일정 시점부터 감소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홍정익 추진단 예방접종관리팀장은 "기본접종 3개월 후 백신 효과가 급격히는 아니지만 떨어지는 추세에 있는 것은 맞다"며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더 떨어질 수 있는데, 백신 효과가 정점에 올랐다가 서서히 떨어지는 그 시점에서 (백신 효과를 증폭하는) 부스팅 접종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영국이 지난 11월 말, 그리스가 이달 초에 잇따라 3차접종 간격을 3개월로 단축한 바 있다.

하지만 돌파감염과 위중증 환자가 급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접종에만 매달려선 안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에는 기존 백신의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알려진 오미크론 변이까지 확산하고 있다.

2회 백신접종 완료율이 80% 이상으로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는 있지만 백신 접종 자체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한 상황에서 3차 접종률이 2차 접종률만큼 오를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3차 접종의 효과를 보려면 2주에서 한달이 걸리기 때문에 당장 확진자를 줄이는 데는 기여할 수 없다"며 "금방 효과가 나지 않는 만큼, 이미 9∼10월에 (접종간격 단축을) 시행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천 교수는 다만 "접종간격을 3개월까지 당기고, 대상자도 18세 이상 전체 성인으로 확대됐기 때문에 (지금 접종을 받으면) 향후 수개월은 분명 감염 차단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즉각적인 확진자 억제에는 물리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천 교수는 "추가접종과 사회적 거리두기, 병상 확충을 병행해야 한다"며 "일례로 싱가포르의 경우, 강력한 거리두기 조치로 일일 확진자가 3천명에서 1천명 아래로 떨어진 반면, 거리두기를 강화하지 않은 영국은 하루 수만명대 확진자에 세 자릿수 사망자를 나타내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동시에 병원에 입원하지 못해 대기하다 사망하는 환자도 많기 때문에, 대기 중 사망자 줄이려면 컨벤션 등을 이용해 병상을 더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 역시 추가 조치에도 확산세가 줄지 않으면 바로 다음주부터 고강도 방역조치를 추가로 발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통제관은 관련 질의에 "만약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면 운영시간 또는 사적모임 제한도 더 검토할 예정"이라며 "현 상황이 악화하거나 지속된다면 바로 다음주에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고 답했다.

정부는 '특단의 조치'로 사적모임 규모를 더 제한하고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을 다시 단축하는 등의 조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