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정부 비판한 같은 대학교 학생 집단 공격
방글라데시의 명문대 학생들이 정치 폭력·살인 혐의로 무더기 사형 선고를 받았다.

9일 다카트리뷴 등 방글라데시 언론에 따르면 다카 법원은 전날 방글라데시 공학기술대(BUET) 학생 20명에 대해 2019년 같은 대학교 재학생 아브라르 파하드를 집단 폭행하고 살인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했다.

범행에 가담한 또 다른 5명에게는 종신형이 선고됐다.

이들 25명은 여당 아와미연맹(AL)의 대학생 지부(BCL) 소속 조직원으로 파하드가 학교 기숙사 건물 내 계단에서 숨진 채로 발견된 이후 체포됐다.

파하드는 페이스북에 정부의 외교정책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가 이들에게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파하드는 숨지기 전 6시간가량 집단 구타를 당했다.

BCL은 평소 정치 이념을 앞세워 동료 학생을 구타하거나 금품을 빼앗은 것으로 악명 높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BCL 조직원은 정부에 비판적인 시위가 발생하면 현장으로 몰려가 시위대를 공격하는 일도 도맡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파하드의 피살 소식이 전해지자 다카 등에서 수천 명의 학생이 항의 시위를 벌였고, 셰이크 하시나 총리는 공정한 조사와 재판을 약속하기도 했다.

이날 판결에 대해 파하드의 아버지인 바르카트 울라는 "판결 결과에 만족한다"며 "빨리 처벌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피고 측은 판결에 이의를 제기하며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피고 측 변호사인 파루케 아흐메드는 "이들은 젊은데다 이 나라에서 가장 뛰어난 학생들"이라며 "적절한 증거도 없이 판결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BUET는 방글라데시 최고 명문대 중 한 곳이다.

하시나 총리가 이끄는 아와미연맹은 현재 의회 350석 가운데 301석을 차지하며 정권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

하시나 총리는 1996∼2001년 첫 총리직 수행에 이어 2009년부터 3차례 총리 연임에 성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