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는 강제추행 사건에 대해 불기소 결정을 받자마자 저를 무고로 고소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 (20대 여성 수영(가명)씨)
"회사에서 상사에게 폭행과 폭언을 당했습니다.
가해자는 변호사를 선임했고 전 혼자 대응하고 있는데 패소하면 무고죄로 역고소당하게 될까 걱정입니다.
" (직장인 B씨)
5일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직장갑질119와 공공상생연대기금이 직장인 1천명을 대상으로 지난 9월 7일부터 14일까지 설문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21.4%가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했다는 이유로 불리한 처우를 당한 적 있다고 답했다.
또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직장갑질119에 접수된 신원이 확인된 이메일 제보 1천1건 중 회사나 노동청 신고까지 이어진 사건 402건을 살펴본 결과 신고를 이유로 노동자가 불이익을 당한 경우는 139건으로 신고 건수 대비 34.6%에 달했다.
하지만 이런 '보복 갑질'이 처벌로 이어지는 경우는 극소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직장 내 괴롭힘 신고 사건 4천301건 중 피해 신고 후 불이익을 당한 경우와 관련해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사건이 송치된 건수는 15건에 불과했다.
직장갑질119는 "근로기준법과 남녀고용평등법에는 신고를 이유로 불리한 처우를 할 경우 처벌 조항이 있지만, 현실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라며 "보복 갑질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직장 내 괴롭힘이나 성희롱을 신고했다는 이유로 무고나 명예훼손으로 형사 고소하거나 손해배상 민사소송을 협박하는 경우는 신고를 취하하게 만들기 위한 협박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실제 고소로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고 이어지더라도 대법원 판결에 따라 무고죄 성립은 매우 어렵고 손해배상도 인정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윤지영 직장갑질119 변호사는 "성희롱과 괴롭힘은 그 증거를 확보하기가 만만치 않아 오히려 회사나 가해자가 무고로 역대응하는 경우가 많다"며 "무고 고소나 손해배상 청구가 형식적으로 적법한 행위라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권리 행사를 가장한 불리한 처우라면 적극적으로 불리한 처우라고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