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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강남구 신사동 카페에서 만난 한선화는 '술꾼 도시여자들'의 지연처럼 "안녕하세요~"라며 높은 톤으로 인사를 건넸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 '술꾼 도시여자들'은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로, 한 잔의 술로 자신을 위로하며 고단한 세상과 치열하게 싸우는 세 여자의 일상을 그렸다.
한선화는 해맑고 솔직한 요가강사 지연으로 분했다.
지연은 빼어난 미모로 모든 남성의 시선을 받는데, 이를 즐기는 당찬 캐릭터다.
청초한 이미지와는 달리 아슬아슬한 '19금' 멘트를 서슴없이 날리기도 하고, 아무런 생각이 없는 것처럼 단순하게 비치기도 한다.
한선화는 "일단 지연은 생전 처음 보는 밝은 캐릭터로 텐션이 너무 높아서 힘들었다"며 "감독님과 작가님이 원하시는 목소리 톤 자체가 높았고, 저도 처음 해보는 연기여서 걱정이 컸다"고 털어놨다.
특히 시종일관 고음으로 대사를 내뱉고, '예쁜 또라이'라고 불릴 정도로 오버스러운 지연이 밉상으로 보이지 않도록 신경을 많이 썼다고 했다.
"지연은 마냥 밝기만 한 인물은 아니에요.
과거 남자들과 연애를 하며 겪은 상처도 있고, 어렸을 때 엄마와 헤어진 경험도 있고 힘든 상황들을 지나 해맑음으로 그런 상황을 풀어가는 능력이 생긴 거죠. 타고난 것도 있겠지만, 지연의 밝은 모습은 그 모든 걸 겪었기에 나온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어떻게 보면 성숙한 인물이죠." 한선화는 지연의 단단한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장면들에 애착이 간다고 했다.
친구 소희(이선빈 분)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는 누구보다 의젓하게 장례 절차를 준비하고 소희를 다독이거나, 이혼남을 만나는 걸 속상해하는 친구들에게 '과거는 과거일 뿐이다'라고 본인이 가진 가치관을 관찰시켜나가는 모습들이다.
그는 "당돌하고 당당한 지연에게서 어떤 상황이든 긍정적으로 대처해나가는 방법 등 배운 게 많다"며 "시청자들이 왜 '인생은 지연처럼'이라고 말하는지 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연의 코믹한 모습을 그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도 했다고 했다.
지연은 테이블에 깔린 유리잔에 소주와 맥주를 묘기 부리듯 콸콸 따라 붓는 진기명기를 펼치고, "동구 밖~ 과수'원 샷~'"이라는 노래를 부르며 술자리에 흥을 불어넣는다.
한선화는 "지연이 극에서 재미를 담당하는 캐릭터다 보니 촬영장에 가기 전 애드리브를 많이 준비했다"며 "술잔을 휙 돌리는 장면도 현장에서 만들어진 장면이고, 안주로 닭발을 먹으면서 손가락 세 개로 닭발 모양을 만들어 보이는 것도 애드리브였다"고 말했다.
이어 "집에서 '이렇게 하면 재밌을까?', '이건 어떨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리딩 연습에서 사람들이 빵 터지면 어떤 희열을 느끼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선화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 콘텐츠로 제작되면서 술을 전면으로 내세울 수 있었다는 점에서 작품이 특별했다고도 했다.
"삶에 친근하게 녹아있는 요소(술)로 극을 이끌어왔다는 게 저도 시청자로서 반가웠어요.
그런 부분이 시청자들한테 친근하게 다가간 것 같아요.
술은 '마법의 묘약'이죠. 즐거울 때는 즐겁게, 힘들 때는 그 힘듦을 조금 풀어낼 수 있게 하잖아요.
그런 공감대가 있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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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시크릿으로 데뷔했지만, 2016년 그룹에서 탈퇴하고 본격적으로 배우의 길로 접어든 한선화는 꾸준히 크고 작은 역으로 TV에 얼굴을 내비쳤다.
최근에는 스크린으로도 영역을 넓혔고, 올해 개봉한 영화만 '영화의 거리', '강릉' 2편에 달한다.
그는 "모든 역할을 다 똑같은 마음으로 준비하고 임했다"며 "아직 해보지 못한 장르와 역할이 많아서 (작품 선택에) 열려있는 편인데, 그렇게 또 하다 보면 지연 같이 사랑받는 캐릭터를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