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선수 최초로 남자 골프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토너먼트에 출전했던 리 엘더가 29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87세.

엘더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통산 4승을 거뒀다. 그는 골프에서 유색인종의 활동범위를 넓힌 선구자로 꼽힌다. 1974년 몬산토 오픈에서 첫 승을 거둔 뒤 이듬해 조지아주 오거스타에서 열린 마스터스에 흑인 선수 최초로 출전했다.

이전까지 마스터스는 백인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떄문에 흑인인 엘더가 출전한 것을 두고 당시 미국 사회에서는 큰 반향이 일었다. 그는 마스터스를 앞두고 많은 협박 편지를 받기도 했다. 때문에 대회 기간 내내 안전상의 문제로 여러 숙소를 옮겨가며 경기를 치렀던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 4월 열린 85회 마스터스에서 초청 명예 시타자로 나서 열렬한 환영을 받기도 했다.

1979년에는 흑인 최초로 미국과 유럽의 골프대항전인 라이더컵에 미국 대표선수로도 선발됐다.

50세가 된 1984년부터는 시니어 PGA 투어에 참여해 통산 8승을 거뒀고 2019년에는 미국골프협회(USGA)가 주는 권위 있는 상인 '밥 존스 상'을 수상했다.

'살아있는 골프 전설' 잭 니클라우스는 "리 엘더는 선구자였고, 수많은 사람에게 존경받는 좋은 사람이었다"며 엘더를 추모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