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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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음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열리는 내년 1월에도 금리를 추가로 올려 연 1.25%까지 높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치솟는 물가와 급증한 가계부채, 안정되는 실물경제 등 여건이 금리인상을 뒷받침하고 있다. 여기에 내년 중반 이후 금리인상을 본격화하는 미국 중앙은행(Fed) 통화정책에 대응하려는 계산도 깔려 있다.

한은은 이달 25일 올해 마지막으로 기준금리 결정을 위한 금통위를 연다. 지난 8월에 기준금리를 연 0.50%에서 연 0.75%로 높인 한은은 석달 만에 재차 기준금리를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연 0.75%에서 연 1.00%로 올라가 '0%대 금리시대'도 막을 내리게 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지난달 15일 국정감사에서 “11월 금리 인상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고 말하는 등 수차례 인상을 시사했다. 기준금리를 동결한 10월 금통위 회의 의사록을 보면 ‘금리 인상’ 소수의견을 제시한 임지원·서영경 금통위원을 비롯해 4명 위원 이상이 금리인상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치솟는 물가를 제어하고 빨라지는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억제하려는 목적에서다. 한은은 이달 25일 내놓는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소비자물가를 종전 2.1%에서 2.2~2.3%로 높일 계획이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종전 4% 수준을 유지하거나 소폭올릴 가능성이 높다.

내년 첫 기준금리 결정 금통위가 열리는 2022년 1월 14일에 재차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달과 내년 1월 두 차례 금리인상이 현실화하면 기준금리는 연 1.25%까지 올라간다. 한은의 여러 고위 관계자는 “거시경제를 비롯한 종합적 여건을 보면 내년 1월에도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이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지만 한은은 종합적 대내외 변수를 고려해 1월 추가 금리인상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은 여러 관계자들은 "미국이 이르면 내년 중반부터 금리를 올릴 수 있다"며 "Fed 과거 사례를 되짚어 보면 한 차례 인상 직후 연이어 금리를 올린 만큼 한국도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평가.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은 ‘금리역전’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서다. Fed 인사들은 연일 '매파'(통화 긴축 선호) 발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찰스 에번스 미국 시카고 연방준비은행는 18일(현지시간)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서 "더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며 금리인상 시점이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고 시사했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도 같은 날 내년 중반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될 수 있다고 밝혔다.

Fed는 2000년 이후 금리를 한 차례 인상한 직후 수 년 동안 연이어 금리를 올렸다. 2004년 6월부터 2006년 6월까지 2년 동안 무려 17차례에 걸쳐 금리를 높여 연 1.0%에서 연 5.25%까지 끌어올렸다.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를 마무리한 2015년 12월부터 2018년 12월까지는 연 0.125%에서 연 2.375%로 높였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