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미란다, 5이닝 1실점 6K 역투…타선은 KS 3차전도 침묵
아리엘 미란다(32·두산 베어스)가 어깨 피로 증상을 털어내고 24일 만에 등판해 5이닝을 채웠다.

그러나 미란다의 역투에도, 두산 타선은 깨어나지 않았다.

미란다는 17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 wiz와의 프로야구 2021 KBO 한국시리즈(KS) 3차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5안타를 맞고 1실점 했다.

삼진은 6개를 잡았다.

미란다가 1회 상대 1번 타자 조용호에게 던진 초구는 시속 138㎞ 직구였다.

정규시즌 직구 평균 구속이 시속 146㎞였던 미란다의 기록을 떠올리면, 불안감을 느끼게 하는 구속이었다.

미란다는 10월 24일 잠실 LG 트윈스전 이후 왼쪽 어깨 피로 누적 탓에 짧은 재활을 했고, 24일 만에 등판했다.

그의 몸 상태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컸다.

그러나 미란다는 점점 구속을 끌어 올려 최고 시속 150㎞를 찍었고, 5회까지 책임졌다.

첫 타자 조용호를 시속 126㎞ 포크볼로 삼진 처리한 미란다는 황재균에게 2구째 포수 뒤 백네트까지 날아가는 공을 던지며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다.

하지만 KS 1, 2차전에서 8타석 연속 출루(5타수 5안타 3볼넷)에 성공한 강백호를 시속 138㎞ 포크볼로 2루수 옆 병살타 처리하며 첫 이닝을 끝냈다.

2회에는 수비 도움을 받았다.

첫 타자 유한준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맞은 미란다는 재러드 호잉과 장성우를 연속 삼진 처리했다.

직구 구속은 시속 149㎞까지 올렸다.

이어진 2사 2루에서 배정대가 미란다 옆을 스치고 중견수 앞으로 굴러가는 안타를 쳤다.

2루 주자 유한준은 홈으로 내달렸다.

두산 중견수 정수빈은 빠르고 정확한 송구로 유한준을 잡아냈다.

홈 플레이트 부근에서 이 장면을 지켜본 미란다는 크게 환호했다.

미란다는 3회와 4회에도 출루를 허용했지만, 직구와 포크볼을 섞으며 실점은 막았다.

그러나 5회 박경수에게 일격을 당했다.

박경수는 5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미란다의 7구째 직구를 공략해 왼쪽 담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터뜨렸다.

미란다는 다음 타자 심우준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지만, 조용호를 2루수 앞 병살타로 요리하며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6회초 이영하를 마운드에 올렸다.

미란다의 투구 수는 82개로 많지 않았다.

정규시즌에서 한 경기 최다 공 119개까지 던졌던 미란다였지만 부상 악화의 우려 탓에 이날은 더 던질 수 없었다.

두산 미란다, 5이닝 1실점 6K 역투…타선은 KS 3차전도 침묵
미란다는 2021년 KBO리그 정규시즌 최고 투수였다.

그는 올 시즌 28경기에 선발 등판해 173⅔이닝을 던지며 14승 5패 평균자책 2.33을 올렸다.

탈삼진 225개로 고(故) 최동원 전 한화 이글스 2군 감독이 1984년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작성한 223탈삼진을 넘어 KBO리그 한 시즌 최다 기록도 세웠다.

미란다는 평균자책점과 탈삼진 부문 1위에 오르며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올라섰다.

그러나 두산은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에이스' 미란다 없이 치렀다.

왼쪽 어깨 피로 증상을 느낀 미란다는 꽤 오랫동안 공을 잡지 못했다.

하지만 두산이 극적으로 KS까지 올라오면서, 미란다도 KS 경기에 등판했다.

정규시즌만큼 압도적인 구위는 아니었지만, 미란다는 최소한의 역할을 했다.

KS 들어 싸늘하게 식은 두산 타선은 이날도 침묵했다.

두산 타선은 미란다가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단 한 점도 지원하지 못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