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렬 시 당일 첫차부터 운행 중단…수험생·출근길 큰 불편 예상

경기도 전체 버스의 44.2%를 차지하는 23개 버스업체 노조가 파업 여부를 놓고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8일 0시부터 사측과 최종 협상을 벌인다.

협상이 결렬될 경우 노조는 수능 일정과 무관하게 당일 첫차부터 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이어서 수험생 및 학부모들은 물론 출근길 시민들의 큰 불편이 예상된다.

수능일 내일 아침 경기도 버스 44% 파업 위기…오늘밤 최종 협상
17일 경기지역자동차노동조합(이하 노조)에 따르면 노조는 18일 0시부터 오전 4시까지 4시간 동안 경기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에서 사측 대표와 2차 조정 회의를 한다.

2차 조정 회의는 지노위의 마지막 조정절차다.

앞서 지난 15∼16일 진행된 노사 간 1차 조정 회의에서는 양측이 견해차만 확인하고 마무리됐다.

노조는 ▲ 민영제 노선의 1일 2교대제 근무 형태 변경 ▲ 준공영제 노선과의 임금 격차(약 50만원) 해소 ▲ 승급 연한 단축 등을 요구하고 있다.

협상에는 경기공항리무진, 수원여객, 삼경운수, 성우운수, 용남고속, 용남고속버스라인(이상 수원), 경남여객(용인), 삼영운수, 보영운수(이상 안양), 서울여객, 명성운수(이상 고양), 선진상운(김포), 성남시내버스(성남), 남양여객, 제부여객(이상 화성), 소신여객(부천), 신성교통, 신일여객, 파주선진(이상 파주), 오산교통(오산), 의왕교통(의왕), 화영운수(광명), 가평교통(가평) 등 23개 사가 참여 중이다.

이들 업체의 총 조합원 수는 7천192명이고, 운행차량 대수는 4천559대로 경기도 전체 버스의 44.2%를 차지한다.

이 중 499대는 도내 곳곳에서 서울을 오가는 공공버스이다.

도내 전체 공공버스의 24.1%에 해당하는 규모로 파업이 확정될 경우 서울행 출근길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2차 조정회의 결과는 18일 첫차 운행 시간 직전에나 나올 전망이다.

앞서 노조는 지난 2일 총파업 선포식을 벌이며 수능 일정에 따라 파업 일정을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으나, 협상이 계속 결렬되자 수능과 관계없이 파업에 돌입할 수 있다고 입장을 바꾼 상태다.

이들은 협상 결렬 시 18일 오전 9시께 경기도청 앞에서 '총파업 승리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도보 행진 등 집회를 이어갈 방침이다.

노조 관계자는 "수능을 앞두고 시민들에게 큰 불편을 줄 것을 알지만 17∼18시간의 장시간 운전 속에 시민과 기사들의 안전이 위협받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선 불가피한 조치"라고 말했다.

수능일 내일 아침 경기도 버스 44% 파업 위기…오늘밤 최종 협상
한편, 경기도는 협상 진행 상황을 지켜보면서 파업 돌입 시 시·군별 가용 자원을 최대한 투입해 혼란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시내·마을버스의 경우 파업 노선에 비조합원을 투입해 541대를 증차하고 코로나19로 인한 감차 운행을 해제하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또 권역별 거점에 335대의 전세·관용 버스를 투입하고, 택시 부제를 해제해 1만7천136대를 늘려 운행한다.

도 관계자는 "각 시·군 홈페이지와 SNS 등을 통해 파업 노선 및 대체 교통편을 안내하고 각 정류소에서도 미운행 노선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대체 교통편들은 최대한 출퇴근 시간대에 집중적으로 배차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수능 당일 버스노조의 파업 단행 시 예상되는 수험생의 불편과 혼란에 대비해 경기도와 대책 방안을 협의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