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하, 이현승마저 흔들…KS에서 드러난 두산 불펜의 한계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불펜의 주축을 이루는 이영하(24)와 이현승(38)이 무너졌다.

두산으로서는 1패 이상의 상처다.

두산은 14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1 KBO 한국시리즈(KS) 1차전에서 kt wiz에 1-4로 패했다.

패전투수는 '두산 불펜 에이스' 이영하였다.

이영하는 1⅔이닝 동안 4안타를 맞고 3실점(1자책)했다.

투구 수는 26개였다.

이날 선발 등판한 곽빈은 5이닝 3피안타 1실점(비자책)으로 잘 던졌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1-1로 맞선 6회말 이영하를 마운드에 올렸다.

올해 가을 무대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플레이오프(준PO), PO에서 모두 재미를 봤던 전략이었다.

그러나 KS 1차전에서는 달랐다.

첫 위기는 잘 넘겼다.

이영하는 첫 타자 강백호에게 우전 안타를 내줬지만, 유한준을 2루수 옆 병살타로 요리했다.

재러드 호잉에게 우익수 쪽 2루타를 맞은 뒤에는 장성우를 2루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첫 이닝을 끝냈다.

누적된 피로는 투구를 더 할수록 표면적으로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이영하가 그랬다.

이영하는 7회말 선두타자로 등장한 배정대에게 2구째 시속 134㎞ 슬라이더를 던지다가, 왼쪽 담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얻어맞았다.

박경수를 삼진 처리했지만, 심우준에게 우전 안타를 맞고 2루 도루를 허용해 다시 위기에 빠졌다.

수비 마저 이영하를 돕지 못했다.

이영하는 조용호를 내야 땅볼로 유도했지만, 베테랑 유격수 김재호가 공을 더듬었다.

김재호는 이번 포구 실책으로 역대 포스트시즌 개인 통산 최다 실책(12개)의 불명예 기록을 썼다.

이영하를 1사 1, 3루에 몰아넣은 kt는 황재균의 유격수 땅볼로 1점을 추가했다.

이어진 2사 2루에서 kt 좌타자 강백호가 타석에 들어서자, 두산은 우완 이영하를 마운드에서 내리고 베테랑 좌완 이현승을 투입했다.

강백호는 이현승의 초구 슬라이더를 받아쳐 1타점 좌전 적시타를 만들었다.

이현승은 공 1개만 던지고서 교체됐다.

이영하, 이현승마저 흔들…KS에서 드러난 두산 불펜의 한계
두산은 올해 포스트시즌에 이영하, 홍건희, 이현승, 김강률 등 '승리조 4명'을 적재적소에 투입하며 위기 상황을 넘겼다.

이영하와 홍건희는 선발 뒤에 등판해 긴 이닝을 소화하는 역할을 했다.

특히 이영하는 KS가 시작하기 전까지 두산이 치른 7경기 중 5번이나 등판해 2일 키움과의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 7일 LG와의 준PO 3차전, 10일 삼성과의 PO 2차전에서 구원승을 거뒀다.

김태형 감독은 KS 1차전에서도 동점 상황에서 이영하를 투입했다.

김 감독이 던질 수 있는 최상의 승부수였다.

그러나 이영하는 안타를 4개나 허용하며 무너졌고, 좌완 스페셜리스트 이현승도 강백호를 막지 못했다.

승리조 4명으로 긴 가을을 보낸 두산이 KS 1차전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두산으로서는 다른 방법도 없다.

김태형 감독은 "불펜 승리조가 무너지면 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이영하의 투구 밸런스와 구위는 괜찮았다.

이현승은 부침이 있다.

오늘 결과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