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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아침의 시] 눈 내리는 병원의 봄 - 최지은(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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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이 아침의 시] 눈 내리는 병원의 봄 - 최지은(1986~)
    할 수 있는 것 없어
    잠든 할머니 한번 더 재워도 보고
    빈 병 물 채우는 소리만 울리는
    밤의 복도
    무엇이든 약속받고 싶던
    지난 겨울
    창밖을 지나가고

    시집 《봄밤이 끝나가요, 때마침 시는 너무 짧고요》(창비) 中

    눈 내리는 날은 너무 따뜻해서 겨울을 의심하게 될 때가 있어요. 흰 눈으로 덮인 세상이 추위를 녹일 만큼 따뜻한 빛으로 보일 때가 있어요. 이 정도의 온기라면 겨울이든 뭐든 다 견뎌낼 수 있을 것만 같은데 걷잡을 수 없이 쌓이고 동시에 녹아버리는 눈처럼 누군가를 위해 할 수 있는 것 하나 없는 겨울입니다. 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상황을 간절히 바라본 적 있었나요? 간절함은 눈이 내리는 것만큼 초월적인 힘이 있지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 하는 약속처럼요.

    이서하 시인(2016 한경신춘문예 당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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