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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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BTC)이 최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31년 만에 최고 상승폭을 기록했다는 소식에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지만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이가운데 비트코인은 4년만의 대규모 업그레이드인 '탭루트(Taproot) 업그레이드'를 하루 앞두고 있어 주목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탭루트 업그레이드를 기점으로 비트코인이 6만4000달러(약7550만원)선을 사수하면 상승을 재개할 가능성이 높은 반면, 6만2500달러(약7374만원)를 깨고 내려오면 조정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美 소비자물가 31년래 최고치…인플레 우려 심화에 비트코인↑

비트코인은 지난 10일 미국 물가가 31년 만에 사상 최대폭으로 상승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차례 급등, 6만9000달러(약8146만원)까지 도달하며 사상최고가를 경신했다. 인플레이션을 헷징(회피)하는 대체 수단으로 비트코인(BTC)이 주목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하면서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10월 기준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6.2% 급등했다고 지난 10일(현지시간) 밝혔다. 실제 최근 미국 물가는 연일 고공행진하며 1990년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금리가 예상보다 빨리 인상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비트코인은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약세로 전환했다. 13일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 따르면 비트코인 시세는 오후8시 20분 전일대비 0.32%하락한 6만3710달러(약7516만원)를 기록하고 있다.

미 유력 경제지 블룸버그는 "이번 노동부 발표는 높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예상치보다 더 오래 지속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연방준비제도(Fed) 관리들은 (금리를 인상해) '제로 금리'를 끝내고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날 성명을 내고 "물가상승 추세를 뒤집는 것이 최우선 사안"이라면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에 물가하락을 위한 방안 마련을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악재 겹친 비트코인, 현물 ETF도 '거절'

이가운데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이 거절되며 투심이 더욱 위축되고 있다. 13일 미증권거래위원회(SEC)는 "가상자산 시장에서 투자자를 보호하기위해 사기성 거래를 막을 수 있는지 시카고옵션거래소(CBOE)가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다"면서 반에크(VanEck)가 신청한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거절했다.

앞서 개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미 경제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ETF는) 여전히 변동성과 투기성이 높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ETF전문업체인 'ETF트렌드'의 데이브 나디그(Dave Nadig) 리서치 총괄은 "(투자자 보호를 이유로) SEC이 향후 3년 안에 현물 기반 가상자산 ETF를 승인할 가능성은 제로"라며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탭루트 업그레이드, 비트코인 시세 반등 신호탄 될까

다만 일각에서는 오는 14일 예정된 비트코인의 '탭루트 업그레이드'를 앞두고 시세 반등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탭루트는 비트코인의 서명 알고리즘을 개선해 사용자의 익명성을 높이고 스마트컨트랙트를 실행하는 성능을 향상시키는 업그레이드다. 지금까지 비트코인에서 사용자 명령 스크립트를 실행하려면 검증 시간이 상당히 길게 소요됐지만 탭루트 이후론 이같은 검증 작업이 훨씬 간결해진다. 전세계 비트코인 개발자들이 4년간 머리를 맞대고 비트코인을 개선한 성과다.

CNBC는 "탭루트는 다중 서명이 필요한 복잡한 거래시 거래 비용을 더욱 절감할 수 있게 도와준다"면서 "비트코인의 스마트계약(Smart Contract)를 혁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련 업계에선 탭루트 업그레이드 적용을 앞두고 기대감이 한껏 부풀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인 QCP캐피탈은 "이번 탭루트 업그레이드는 지난 2017년 '세그윗' 적용 이후 비트코인에서 4년 만에 이뤄지는 대규모 업그레이드로, 핵심 기능들을 모두 개선한다"면서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도 중요한 이벤트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가상자산 전문 미디어 뉴스비트코인도 "탭루트 업그레이드가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강세 전망이 상대적으로 우세하다"면서 "탭루트 업그레이드가 활성화되면 시장에서 상승 랠리가 촉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코인텔레그래프도 "지난 2017년 세그윗 업그레이드 이후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바 있다"면서 "비슷한 패턴이 반복되면 비트코인은 9만달러(약1억619만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탭루트 업그레이드가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데니스 비노쿠로프(Denis Vinokourov) 시너지아 캐피탈 연구 책임자는 "비트코인은 이더리움(ETH)에 비해 업데이트가 많지는 않다. 탭루트 구현은 이미 수년간 널리 예상된 만큼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드워드 모야(Edward Moya) 오안다 수석 시장 분석가도 "이번 탭루트 업그레이드는 비트코인 가격에 최소한의 영향력만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비트코인의 반감기 적용 이벤트 등과 비교해 파급 효과가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비트코인 운명, 6만4000달러·6만2500달러선 지지 여부에 달려"

전문가들은 앞으로 비트코인의 방향성은 주요 지지선으로 거론되는 6만4000달러(약7550만원) 및 6만2500달러(약7374만원)를 안정적으로 지지하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아유시 진달(Aayush Jindal) 뉴스비티씨 연구원은 "비트코인은 6만6000달러(약7787만원) 아래서 조정을 시작했다"면서 "6만4000달러를 지지한다면 상승을 재개할 수 있지만 실패할 경우 6만3500달러, 6만2500달러까지 차례로 떨어지며 조정이 길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비트코인이 6만8000달러(약8023만원)를 돌파한다면 7만달러(약8259만원)를 뚫고 신고가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유명 시장분석가인 케이티 스톡턴(Katie Stockton) 페어리드 스트레티지 창업자는 "기술적 분석을 통해 분석하면 비트코인은 이번 주, 다음 주까지 6만7000달러(약7906만원)선 가격을 유지하면서 충분히 잘 버틸 경우 다음 상승장에서 9만달러에 금방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비트코인이 상승하면 이더리움 가격도 6000달러(약708만원)까지 동반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코인데스크에서 활동하는 다마닉 단테스(Damanik Dantes) 애널리스트는 "현재 비트코인은 사상 최고가에서 하락한 후 안정을 되찾고 있다. 단기적인 가격 상승이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 10일 비트코인이 급락한 것은 투자자들이 차익을 실현한 결과"라면서 "탭루트 업데이트는 비트코인 가격을 한차례 끌어올리는 강세 이벤트가 될 수도 있어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민승 블루밍비트 기자 minriver@bloomingbit.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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