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프·독·이탈리아 지도자, 파리서 리비아 국제회의 열고 성명
"선거 방해세력 책임 물어야"…리비아 총리 "선거결과 승복 보장이 관건"
서방 지도자들, 리비아 성공적 선거 지지·외세 철수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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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주요국 정치 지도자들이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 붕괴 후 오랜 내전과 정치적 혼란을 겪어온 북아프리카 리비아의 성공적인 선거 개최를 지지하고 외세의 즉각적인 철수를 촉구했다.

13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 주요국의 정치지도자들은 전날 밤 프랑스 파리에서 리비아 관련 국제회의를 열고 다음 달로 예정된 리비아의 대선과 총선을 지지했다.

이번 회의에는 개최국인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비롯해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는 물론 다른 국제기구와 지역 고위급 관리들이 참석했다.

모함마드 유네스 멘피 국가자문위원회 의장과 압둘 하미드 드베이바 임시 총리 등 리비아의 과도정부 지도자들도 회의를 공동 주재했다.

서방 정치 지도자들은 선언문을 통해 "성공적인 리비아의 정치 프로세스를 지지한다.

자유롭고 공정하며 신뢰할 수 있는 대통령 선거와 의회 선거에 대한 약속을 재차 확인한다"고 밝혔다.

선언문은 또 "리비아 내정에 어떠한 외세의 개입도 반대한다"며 지난해 유엔 중재로 성사된 휴전 협정에 명시된 대로 리비아에 주둔한 외국 군대와 용병이 즉각 철수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선언문은 리바아 동부지역을 장악한 군벌 칼리파 하프타르가 자체 관할지역에서 외국군과 용병 철수 작업을 시작하겠다고 약속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에 대해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터키와 러시아는 지체 없이 용병들을 철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리비아는 2011년 '아랍의 봄' 혁명의 여파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무장세력이 난립하면서 무정부 상태에 빠졌다.

특히 유전지대가 많은 동부를 장악한 군벌 하프타르의 리비아 국민군(LNA)과 유엔이 인정하는 수도 트리폴리를 통치하는 리비아 통합정부(GNA)는 치열한 내전을 치렀다.

2019년 4월에는 하프타르가 트리폴리 진격을 명령한 뒤 내전이 격화되면서 민간인을 포함해 1천 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GNA와 LNA 군사 대표단은 지난해 10월 유엔의 중재로 스위스 제네바에서 휴전 협정에 서명했다.

이어 유엔은 리비아의 정치, 지역, 사회를 대표하는 75명을 초청해 중재 회의를 열었고, 선거 일정에 대한 합의를 끌어냈다.

아프리카에서 가장 많은 석유 매장량을 자랑하는 리비아는 다음 달 24일 대선과 총선을 통해 정치적 안정을 되찾을 기회를 잡았지만, 모든 정파가 선거 결과에 승복할지는 미지수다.

또 아직 선거법도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거를 방해하려는 세력들의 활동도 여전해 제대로 된 선거가 치러질지 장담할 수 없다.

드베이바 임시 총리는 "진짜 중요한 건 선거 결과 수용에 대한 보장과 불복 세력을 처벌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우리는 이번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평화를 흔든다거나 파괴하는 세력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