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정진상 통화에 타격 관측…'측근 리스크' 다시 부상
'배임 입증 못 할 것' 자신 속 위기감 상존
이재명, 재부상한 '대장동' 대응 고심…檢 때리며 대야 역공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다시금 불거진 '대장동 리스크'에 대응할 방안 마련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구속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압수수색을 받기 직전 이 후보의 '복심'으로 꼽히는 정진상 선대위 비서실 부실장과 통화한 사실이 밝혀지면서다.

이번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의 칼끝이 점점 윗선을 향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심이 당 주변에서 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유 전 본부장과 통화한 이 후보의 측근이 1명 더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등 야권의 공세도 거칠어지고 있다.

4일 발표된 전국 지표조사(NBS,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이 후보와 민주당,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도가 동시에 떨어지며 위기감을 키웠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5일 "정 부실장이 이 후보의 측근이다 보니 이름이 나오는 것 자체가 타격은 맞다"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최근 일련의 보도를 검찰의 '수사 내용 흘리기'로 규정하고 직접적인 불만을 표출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 후보는 전날 밤 페이스북에 "검찰 수사가 이해가 안 된다.

성남시를 배임 수사한다면서 시시콜콜 수사내용을 흘려 흠집 내고 있다"고 썼다.

민주당도 두 사람의 통화에 대해 '말맞추기' 등 항간의 의혹을 일축하며 이 후보의 엄호에 총력을 쏟고 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불교방송 라디오에서 "언론이 소설을 쓰는 대로 '입막음을 했다' 이런 건 많이 나간 것"이라고 말했다.

노웅래 의원은 YTN 라디오에 나와 "두 사람 통화 시점만 놓고 '뭔가 이상하다, 뭔가 있는 것 아니냐' 이렇게 문제 삼는 것은 앞뒤 끼워 맞춘 억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곽상도 의원·박영수 전 특검 등을 겨냥해 '돈 받은 사람은 누구냐' 프레임으로 대야 공세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은 송영길 대표는 오전 선대위 총괄본부장단 회의에서 "왜 특정한 사람들의 말을 갖고 계속 소설을 쓰느냐"라며 "말을 좇지 말고 돈을 좇아서 계좌를 추적해서 밝혀주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역설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도 "돈의 출처를 따라가면 맨 먼저 맞닥뜨리는 사람들이 돈 받은 사람, 돈 받기로 약속한 사람들"이라며 "왜 소환조차 안 하고 있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검찰 수사를 재료로 한 야당의 정치적 공세에는 정면으로 대응하면서 이와 별개로 후보 본인은 민생·정책 행보에 집중해 의혹 국면을 우회 돌파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 후보 측의 한 관계자는 "결국 이 후보의 배임 혐의는 밝히지 못할 것"이라며 "대장동 대응으로 확실한 전선을 쳐놓고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와 미래 비전 등으로 야당 후보와 차별화 전략을 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또 다른 의혹이 돌출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대장동 리스크'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란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존재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