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 이 기사는 대구시에 사는 정태훈(가명·39)씨 제보를 토대로 취재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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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충전기는 많이 늘었는데 결제 방식은 너무 취약합니다.

"
3년째 전기차를 몰고 있는 정태훈(가명·39)씨는 추가 인증 없이 카드번호만을 입력해 바로 결제할 수 있는 환경부 전기차 충전기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지난 11일 새벽 12시에서 4시 사이 정씨는 총 두 차례에 걸쳐 거주하는 대구시와 200㎞ 이상 떨어진 전라북도 진안군과 군산시에서 전기차 충전이 완료됐다는 카카오톡 알림을 받았다.

타인이 정씨의 카드번호를 이용해 환경부 전기차 충전기에서 충전을 완료한 것이다.

[OK!제보] 분실한 적 없는데…"전기차 충전카드 번호 도용당했다"
현재 환경부의 전기차 충전기는 별도로 비밀번호를 인증할 필요 없이 카드번호만을 입력해도 결제할 수 있다.

정씨는 "가장 흔하게 쓰는 환경부나 A전기차 충전 사업자(이하 A사업자)의 멤버십 카드는 카드번호가 너무 단순하다"며 "타인이 임의로 번호를 넣어 도둑 충전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정씨가 도용당했다고 주장하는 A사업자의 멤버십 카드는 카드번호 16자리 중 앞 8자리가 10100101 혹은 10100100으로 동일하고 뒷자리만 다르게 배정되고 있다.

[OK!제보] 분실한 적 없는데…"전기차 충전카드 번호 도용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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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결제 과정과 카드번호 배정 방식을 악용하는 사례가 발생하며 정씨와 같이 멤버십 카드번호를 도용당했다는 차주가 나타나고 있다.

한 전기차 온라인 카페의 회원 '캐***'씨는 지난 18일 본인의 이용요금 현황을 밝히며 환경부 멤버십 카드 소지자들에게 카드 이용 내용을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캐***'씨는 "카드번호를 다른 사람에게 알려준 적 없고 카드를 분실한 적도 없다"며 "모르는 누군가가 그냥 도용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 "올해 카드번호 입력해 결제하는 서비스 종료…익년부터 스마트 결제 시행"
현재 A사업자는 당월 이용 요금을 그다음 달에 후 청구하고 있어 피해 사실을 당월에 접수하면 피해액에 대한 요금을 부과하지 않도록 처리하고 있다.

카드번호 도용에 대처하기 위해 A사업자 관계자는 "QR 결제, 비밀번호 인증 등 (결제 시) 인증 수단을 다양화할 계획"이라며 "일부 충전기를 대상으로 QR 결제를 도입해 시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부도 카드번호 도용 방지를 위해 올해까지만 카드번호 입력을 통한 결제 방식을 유지할 계획이다.

익년부터는 스마트 결제 서비스(QR 페이)와 실물 카드를 통해서 결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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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